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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칼럼]끝날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자 | 전형구 국제본부장
BY 관리자2016.02.25 19: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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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자

전형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20세 마라토너 기르메이 게브레슬라시에(에리트레아)가 2015년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시간 12분 27초로 첫 금메달을 땄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에도 포기하지 않고 조국에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안겨 주었다. 극심한 무더위 때문에 세계 톱 랭커들이 부진한 가운데 그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2시간 2분 57초)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중도에 기권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티븐 키프로티치(우간다)는 6위에 그쳤다. 게브레슬라시에는 “에리트레아 역사에 의미 있는 메달이다.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아프리카 동부연안에 위치한 에리트레아는 1993년 에티오피아에서 분리 독립한 국가다. 독재 정권 치하에서 광범위한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고 언론 통제도 심하다. 게브레슬라시에를 취재하기 위해 베이징에 온 기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런 암울한 나라 분위기에도 그는 꿈을 잃지 않았다. 그는 중·장거리 선수에서 마라토너로 전향해 그 전해인 시카고 마라톤을 처음 뛴 뒤, 1년도 안 돼 세계 최고가 된 것이다.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종이에 문구를 적어 관중들을 향해 들어 올렸다. ‘에리트레아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은 ‘끝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라’(Never give up till the line)는 문구였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이 말씀을 이렇게 바꾸어 보고 싶다. “우리가 믿음의 생활을 하다가, 우리가 선교하다가, 어떤 난관에 부딪혀도 결코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때가 이르면 생명의 면류관을 거두기 때문이다”. 선교의 노장인 사도 바울은 순교할 시각이 가까웠음을 알고 사랑하는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 4:6-8)라고 고백하였다.

카타콤(Catacomb)은 지하묘지이다. 로마 시대의 기독인들이 로마제국의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서 예배를 드린 음침하고 어두운 곳으로 기독교인들이 나올 때는 거의 장님이 되어 나올 정도였다. 약 10평 정도의 좁은 지하 공간에서 400명이 찬송을 하였고 전염병이 돌면 삼 분의 일이 죽었다고 한다. 이들은 IXTUS(익투스)라는 암호를 썼는데, 이는 그리스어로 “하나님의 아들이자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the Son of God, and Savior, Jesus Christ)”로서 물고기 또는 권능 자를 뜻하기도 한다. 기독교인들은 이 물고기를 그리며 서로 기독교인임을 확인하였다. 박해받던 초대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상식을 초월하여 무덤과 가까이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이 끝이 아닌 부활의 소망 때문에 가능하였다. 부활에 대한 소망이 무덤이 주는 거부감을 극복해 냈고 그들의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할 수가 있었다.

실리시아의 무덤 근처에서 하나의 비문이 발견됐다. 그곳에는 카타콤에서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한 성도의 글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었다. “하나님의 종, 실리시아의 셉티머스 프래텍타터스, 가치 있는 삶을 살다 가다. ‘하나님, 저는 당신을 이곳에서 섬긴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의 이름에 감사드립니다.’ 33년 6개월을 살고 주님께 영혼을 드리다.” 놀랍게도 비문의 주인인 셉티머스는 카타콤의 삶을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우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에게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이었나? 그는 그렇게 배고픔과 추위와 싸우며 하나님을 예배했고, 끝까지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지키다가 서른세 살의 젊은 나이에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님께 마지막 목숨을 드렸다. 크리스천인 우리는 보석을 싫어하는 자들이 아니다. 다만 영원한 보석을 원하는 자들이다. 우리는 재물을 싫어하는 자들이 아니다. 다만 썩지 않는 재물을 원하는 자들이다. 우리는 명예를 싫어하는 자들이 아니다. 다만 예수님과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명예를 원하는 자들이다. 우리는 즐거움을 싫어하는 자들이 아니다. 다만 영생의 즐거움을 원하는 자들이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다만 거룩한 신부이기에 잠시 바보처럼 보이는 길을 선택한 자들이다. 바로, 이것이 실리시아의 셉티머스 프래텍타터스가 살았던 가치 있는 삶이 아닐까?

 

이들에 비해 오늘날 우리의 믿음 생활이란 어떠한가? 자그마한 어려움에도 쉽게 낙심하여 믿음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또한, 경제적으로 조금 부요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안일한 생각에 젖어 믿음의 열정이 식거나 거만한 마음에 남을 경시해 버리고 만다. 때로는 믿음의 생활을 포기하고 그리스도를 떠나 버린다. 그 사실은 이미 통계로 나타나 있다. 한때 1,200만의 신자를 자랑하던 한국교회가 이제는 800만 이하로 감소되어 버렸을 뿐 아니라 그 감소의 정도가 점점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언제부터인가 성도들은 개척교회를 기피하고 대형교회를 선호하기 시작하였다. 전에는 기도원 골짜기에서 들려오던 “낮에나 밤에나 눈물 머금고 내 주님 오시기만 고대합니다”라는 복음송 ‘주님 고대가’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으며 기도원마다 사람들이 모이지를 않아 이제는 시설유지도 힘들어하고 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World Evangelical Alliance)에 의하면 가톨릭과 개신교를 망라하여 425,000명에 달하는 전 세계 선교사들 가운데 5.1%가량이 선교사역을 중도 포기하며 정상적인 은퇴와 선교지 이동을 제외하고도 3.1%인 12,000명 이상의 선교사들이 선교사직을 떠난다. 그리고 한국, 브라질 같은 신생 파송국은 기존 파송 국인 미국, 영국, 호주보다 선교사 중도탈락의 위험성이 더 높게 나타나며 오래된 단체일수록 중도탈락이 낮게 나타난다. 우리 바울선교회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데 1986년 창립 이후 2016년까지 30년간 약 16%인 71명(사직 48명, 휴직 23명)이 선교사 직을 떠났다.

 

바울이 AD 48~50년 1차 선교여행 중 루스드라에서 나면서 걸어 본 적이 없는 지체장애인을 일으키자 예루살렘에서부터 몰려온 유대인들이 바울을 돌로 쳐서 죽은 줄 알고 시외로 끌어가 내쳐버렸다. 제자들이 둘러섰을 때 바울이 일어나 다시 루스드라에 들어갔다가 바나바와 함께 더베로 가서 복음 전하여 많은 사람을 제자로 삼았다.(행 14:8~21) 사도 바울에게는 선교하는 동안 실망이나 포기는 결코 없었다. 그가 선교활동 중에 겪은 역경의 간증을 들어보자.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주 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여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이 일은 고사하고 아직도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고후 11:23-28)

 

우리는 선교현장에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생명의 위협, 건강의 악화, 자녀교육의 문제, 재정의 결핍, 인간관계의 갈등, 부진한 사역에 대한 부담, 비전에 대한 불확실성, 영성의 고갈, 부부간의 깊은 골, 테러의 위험, 추방에 대한 두려움, 재해에 대한 공포 등등이 끊임없이 선교사들을 괴롭힌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선교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다. 우리 바울선교회는 사도 바울의 믿음선교를 모토로 삼고 있다. 우리는 그의 선교의 발자취를 롤모델로 삼고, 수많은 역경 가운데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절대 포기하지 말고 그가 어떻게 선교의 길을 걸어갔는지 배우고 실천하자. 우리는 선교의 사명이 끝날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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