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이야기  / Mission Story
[간증]아직은 42.195km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 송00 동00 선교사
BY 관리자2021.02.23 1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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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간증

아직은 42.195km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송00, 동00 선교사

 

저는 지난 일 년 동안 수시로 심장이 멈추고 온몸이 물먹은 솜처럼 붓는 등 여러 증상에 시달렸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이집트 현지에서 병원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카이로 공항도 폐쇄되어 한국에 검진 차 나올 수도 없었습니다. 한국 정부에서 서너 차례 특별전세기를 운항했지만 저희가 감당하기에는 항공료가 너무 비싸 공항이 정상적으로 열리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예정에 없던 두바이 행 항공이 갑자기 열려 한국에 입국하게 되었습니다.

 

입국 후 바로 병원에 가기를 원했지만, 당시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너무 심각한 탓에 자가 격리 2주를 마쳐야 병원에 입원이 가능하였습니다. 자가 격리 3일째 되던 날 심장에 쇼크가 오면서 정신을 잃게 되었고 격리 장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검사를 통하여 제 신장 두 개의 기능이 완전히 망가진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담당 의사는 이런 몸으로 한국에 살아서 들어온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신기해 하였습니다. 육신의 신장은 멈춰 기능을 못 했지만, 주님의 은혜가 제 생명을 붙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양쪽 신장이 완전히 망가졌기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고 타인의 장기를 구해서 이식해야만 하였습니다. 여러모로 연약한 저를 위하여 평생 손발이 되어준 아내는 이제 자신의 장기까지 주저 없이 주겠다며 기증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마침 담당 의사는 빽빽한 수술 일정 중 다행히 2주 후에 한 타임이 비어 있다며 그 자리에서 수술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이식 환자들의 경우 보통은 투석하며 7년, 10년을 기다려야 타인의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다는데 “2주 만이라니” 저는 정말 행운아라며 주변 환우들이 부러워하였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8월 12일 수술은 성공적으로 되었고 약 2달 동안 격리병동에서 회복 과정을 잘 마치고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외래 진료를 받으며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면역억제제 용량을 조절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아내는 하나의 신장만으로 살아야 하기에 예전보다 쉽게 피곤해하고 아물지 않은  수술 부위 통증으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수술 자국이 아물지도 않았는데 곁에서 저를 돌보는 아내를 바라볼 때마다 한없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신장의 기능이 망가진 상태에서 1년 이상을 견뎌낸 것, 예정에 없던 항공기가 갑자기 운행되어 한국에 입국하게 된 것, 마침 연세대 병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딸의 자취방에서 자가 격리를 하게 되어 심장이 멈춘 응급상황에서도 골든타임 5분 만에 응급실로 갈 수 있었던 것, 거부반응 없이 제 몸과 잘 맞는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게 된 것, 담당 의사의 빠른 수술 결정과 회복과정에서 어떤 부작용도 없었던 것.” 이 모든 과정을 되짚어 보니 꿈만 같습니다. 위급한 순간마다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신 분들의 사랑과 주님의 은혜가 만들어준 기적입니다.
             
저는 출생하면서부터 100일 동안 눈을 못 뜨고 거의 죽었던 상태였다고 합니다. 20대 때는 간 경화로 3년 시한부 선고받고 절망 가운데 3번의 자살을 시도했었습니다. 철저한 불교 신자로 살아오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주님을 만나 치유 받고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면서 이 은혜로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인생 이력을 가진 제가 이번에 다시 한번 살아났습니다.

 

왜 이처럼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일까?
다른 이유는 발견할 수 없고 사람 살리는 복음증거 사명이 아직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사명이 다 끝나는 날이 제 인생의 끝이라고 믿습니다. 의사는 제가 죽을 때까지 날마다 면역억제제와 함께 10가지 넘는 약을 복용하며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물과 음식도 가려야 하고 기후와 환경도 고려해가며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가족과 지인들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아직도 복음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습니다. 주님께 진 빚이 너무 많고 지금까지 선교사라는 영광스러운 직분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와 격려로 응원해 주신 분들을 생각하면 여기서 멈춰 설 수 없습니다. 아직은 42.195km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보다 더 연약해졌으니 주님께서 더 강하게 역사하실 줄 믿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희 부부가 마지막까지 경주할 수 있도록 기도로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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