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이야기  / Mission Story
[칼럼]선교 동역자로의 여성 | 허은영 선교사
BY 관리자2020.06.30 0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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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바우리 연구보고서

선교 동역자로의 여성

- 여성동원 -

허은영 선교사 (바울선교회 MC팀장)

 

Ⅰ. 들어가는 말

인류의 역사를 두가지 언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생명일 것이다. 인류 역사 가운데 가장 큰 두 가지 사건이 있다면, 그 첫  번째는 온 인류에게 죄로 인한 사망을 가져온 사건이고, 두 번째는 사망과 흑암의 세계에 생명을 가져온 사건이다. 이 거대한 두 사건에 사용되었던 사람은 바로 여자였다. 여자는(하와) 이 땅에 사망을 가져왔고, 여자는(마리아) 또한 생명도 가져왔다. 이 세상에서 어떤 남자이든 여자의 자궁을 통하여 탄생 되었으며(심지어 예수님도) 그 자궁 안에서 여자의 영향력을 받고 자랐으며 여자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세뇌 교육을 받은 것이 남자이다. 그러기 때문에 어떤 남자든지 여자를 동경하며 여자의 말이라면 뿌리치질 못하고 따라야 할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선교에 있어서 여자의 위치가 요원하기만 하다. 수많은 장애물 때문에 좌절하는 여자들, 사역 현장에는 많은 불평등이 있고, 시스템을 말하기도 하고, 문화를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경과 역사에, 그리고 우리의 실질적 삶 속에 여자의 본질과 위치와 영향력을 이해하는 것은 이 모든 장애물과 벽을 넘어 세계선교의 밝은 빛을 가져온다.

 

한국 역사나 세계 역사 속에서 모든 악조건과 선한 조건 밑에 한 줄로 깔린 모습을 보라. 여자가 빠진 곳은 없다. 일어나는 모든 크고 작은 사건을 추적해 보라. 종점에는 여자가 있다. "남자는 세계를 움직이나, 여자는 세계를 움직이는 남자를 움직인다."라고 했다. 결국, 세상을 지배하는 자는 여자라는 사실이다. 위대한 일을 하는 남자 뒤에는 여자가 있다. 남자는 코뿔소와 같아서 목적을 정하면 망설임 없이 돌진하는 특징이 있다면, 그 남자를 지혜롭게 그 방향을 바꾸어 가며,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열정으로 남자를 움직여 가는 것이 여자이다.

 

한국의 여성들이 여성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은 유교 사상이 뿌리내리는 조선 후기 이후에 나타난다. 그 이전의 한국의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드러냈고, 재산과 권력 그리고 제사에서 균등한 상속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신라 시대에 와서는 중국에 없는 여왕이 있었고, 조선 초기에는 인수대비와 같은 걸출한 인물이 자신의 학문과 정치력으로 권력과 역사를 주무르기도 했다. 한국의 고대 왕국에서 보였던 여성의 막강한 힘은 고려 시대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여자가 나라를 움직이는 시대이다.

 

이 세상의 어떠한 일도 여자 없이 되는 일은 없다. 여자를 통해 세계선교 동력을 가능케 한다. 왜냐하면, 여성은 남성보다 그 본성과 영성이 그리고 여성적, 모성애라는 단어가 선교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상의 성품 즉 겸손, 유순함, 아름다움이 선교적 영성에 가까우므로 여성 사역자로의 모델을 찾을 수 있다.

 

필자는 이번 연구에서 먼저 한국 여성 사역자들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현주소를 살펴보고, 두 번째로 성경 속에 나타난 여성의 위치와 본질에 대한 고찰을 통해 여성 자신의 정체성을 도전한다. 세 번째로 여성 사역자 자신의 성찰, 네 번째로 급변하는 이 시데 앞에[ 여성 사역자들의 역량 강화를 통한 선교 동원 전략을 말하고자 한다.

 

Ⅱ. 여성 사역자의 어제와 오늘(현주소)

필자를 파송한 교회는 20명의 사역자(교구장) 가운데 한 명만이 남자이고, 나머지 19명이 여성 교구장들이 섬기고 있다. 각 교구의 성도들의 명부를 만들 때도 각 가정의 여자 성도들을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다. 여자 성도 이름 밑에 남편, 그리고 자녀들을 기록한다. 전 한국선교연구원 문상철 원장은 "여성과 선교" 머리말에서 현대선교의 아버지라고 칭송받는 윌리엄 케리의 부인인 도로시의 시각에서 중국이나 선교회(CIM)의 선교가 여성 선교사들의 주도 아래 이루어졌다고 평가한다. 우리나라 유교적인 배경 문화 때문에 여성 선교사와 지도자들의 역할이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고 하면서 한국 선교역사에 김광명 선교사와 같은 부인 선교사는 물론, 전재옥 박사 같은 독신 선교사의 업적이 고르게 평가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2019년 12월 KWMA의 발표에 의하면 전 세계에 파송된 한인 선교사의 숫자는 171개국에 28,039명으로 집계되었다. 남녀의 비율은 남성 49.9%, 여성 50.1%이다. 필자가 소속학소 있는 바울선교회는 현재 86개국 384명의 한국인 선교사 가운데 남성 46%, 여성 54%이고, 부부 선교사는 85.5%, 독신 선교사는 14.5% 가운데 여성은 89%, 남성은 11%이다. 이처럼 선교전방에 있어서 여성 선교사들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남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무슬림 국가에서 여성에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여성이다. 여성 독신 선교사들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선교활약은 선교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또한, 부인 선교사들은 가족과 함께 선교현장에서 가정의 살림과 자녀 양육을 감당하며 현지 적응과 언어를 익혀가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느끼는 삶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들이야 말로 선교에 숨은 공헌자들이다.

 

선교현장과 고국에서 여성 사역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선교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외로움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독신 여성 선교사들이 써가는 선교 행전은 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열매가 나타나고 있다. 부인 선교사들은 일차적으로 선교현장에서 자녀 양육에 집중 한다. 그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자녀 양육을 통한 기쁨이 스트레스를 압도한다. 자녀들이 성장해서 독립하면 자연스럽게 남편과 함께 사역 현장으로 집중하게 된다. 고학력과 전문성을 가진 부인 선교사들은 남편과 함께 사역에 깊게 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국 교회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히 '사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현지에 방문하는 단기선교팀들에도 선교사로인식되기 보다는 남편의 내조자로 보이기 때문에 현장 사역자로서의 받은 경험과 은혜를 나눔에 있어서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함께 훈련받고 선교사로 파송 받았지만, 부인 선교사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무던히 방황학기도 한다.

 

Ⅲ. 성경 속에서 나타난 여성의 위치와 본질

성경의 사랑 이야기는 거대한 스케일로 시작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창 1:1). 이 이야기는 한층 더 큰 스케일로 끝난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계21:1) 번째 우주는 아담과 하와라는 젊은 커플의 집으로 창조되었다. 새로운 우주는 아들과 신부의 영원한 집으로 창조될 것이다. 이것은 결혼이 성경에 나오는 여러 가지 주제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모든 주제와 연결된 성경 전체적 개념임을 보여 준다.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여자라는 한 줄의 선이 그의 백성과 그 자녀를 대표 시킨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 앞에서 지켜야 할 모든 성도의 문제를 여자를 모델로 하여 말하고 있는 면이 너무 많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대한 태도로 과부를 말했으며, 그리스도의 품성을 동참하는 면에서는 한 아내를 말했고, 그리스도와의 약속 면에서는 한 처녀를 말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여 가정을 만드셨다. 사탄의 권세가 이 가정을 만들지 못하도록 결혼을 금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딤전 4:1-5). 가정을 만들기 위한 모든 행복한 결혼은 사탄의 수법을 드러내고 그리스도의 승리를 선포한다.

 

여자는 하나님께서 남자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아담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여자를 처음 본 순간 서슴없이 사랑을 고백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창 2:23). 이 고백 안에는 자신의 것을 취해 창조된 하와를 향한 일체감이 담겨 있으며 '한 몸'이라는 의미와 함께 자신의 몸처럼 사랑하겠노라는 헌신의 고백이 담겨 있다.

 

성경은 여자의 창조 목적을 창 2:18에는 '돕는 배필'로 말씀하고 있다. 그냥 돕는 배필이 아니라 '알맞은 돕는 배필'이라고 한다. 여기서 '알맞은'의 원어 적으로 '바라보는' '마주 보는' '동등한' '적합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원적으로 볼 때 여자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마주 보면서(마누라) 사모하고 적절히 돕고 하나님의 영광을 더하는 협력자라고 할 수 있고, 남자를 완성시키며 돕는 적당한 자라고 번역 된다.

 

'돕는 배필'의 의미를 살필 때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장도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 1:27) 라는 말씀과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 지로다" (창 2:@4)라는 말씀을 염두에 두고 해석해야 한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그냥 인간을 창조했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남자와 여자를 따로 언급했다고 하는 것은 남녀가 하나가(한 몸)되어야 비로소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인간으로서 전체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이는 남자와 여자의 동등성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신 것이라고 보인다.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룬다는 것은 전인적인 영육 간의 사귐을 뜻한다. 따라서 '돕는 배필'이라는 말의 의미는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친밀함을 경험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한 몸으로 연합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은 머리와 지체로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한 몸을 가리키고 있다. 머리만 굴러다닐 수 없고 지체가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이다. 왜냐하면, 머리와 지체로 이루어진 한 몸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중에 신약의 에베소서에서 말씀하는 여자와 그리스도의 동일성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머리와 지체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듯이, 머리 된 그리스도와 지체된 성도가 교회이며, 머리된 남편과 지체인 아내가 가정이다(엡 5:22-33).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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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과 같이 하와의 창조 목적을 모르면 여자의 본질을 알 수 없고, 또한 여자의 본질을 모르면 교회 곧 성도가 그리스도에게 행해야 할 도를 모름이며, 재림하실 신랑 되신 예수를 맞아들여야 할 마지막 때의 신부 된 교회의 할 일을 모르게 되는 것으로, 서로 연관을 두어 생각해야 한다. 결국, 여자를 바로 알지 못하면 교회관을 바로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 여자의 문제는 교회의 문제이며, 교회의 문제는 선교의 문제이다. 다시 말하면 여자의 본질을 모르고서 선교 동원을 말할 수 없다.

 

신약성경에 와서 모든 세대가 마리아를 보며 복되다 한다.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여자의 후손에 대한 약속이 마리아를 통해서 성취되었기 때문이다(창 3:15 요일 3:8 계 20:10). 그럼에도 마리아는 예수님을 자신의 구세주로 고백했다(눅 1:47). 오순절 때 성령으로 가득찬 제자들과 마리아가 함께 했다는 사실은 주 예수님께서 택한 거룩한 신부 공동체에 마리아가 속했다는 점을 알려준다. 놀라운 사실은 마리아에게 잉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가 회심할 때 성령을 통해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서 태어난다는 사실이다. 예수님께서 여자 마리아를 통해서 태어나셨듯이, 승천 후 예수 그리스도는 예루살렘 성안에 마리아가 함께한 다락방에서 교회의 머리로 태어나셨다. 최초로 교회가 탄생하는 중심에 마리아가 증인이었을 것이다.

 

마리아가 예수를 잉태하여 친족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엘리사벡이 성령이 충만하여 마리아의 태중에 있는 아기를 보고 하나님께 찬가를 올린다(눅 1:39-55). 이 마리아 찬가는 억압받는 자들에게 무한한 긍휼을 보이면서 이런 억압이 사라지리라는 소망을 피력하는 한 여자를 제시한다. 이 노래는 이방인을 대적하지 않으나, 권세 있는 자와 교만한 자는 대적한다. 아울러 마리아는 하나님이 마리아 자신이 속한 민족 공동체는 물론이요 믿는 모든 이에게 은혜를 베푸심을 아는 지식이 있는 여자로 등장한다. 마리아는 모든 신자에게 일어날 일의 모델이 되고, 비천한 상태로부터 높이 올림을 받는다.

 

제자는 모두 예수를 버리고 도망했지만(마 26:56), 여성들은 끝까지 따라가 십자가의 증인이 되었다. 열두 제자가 아무리 증인으로서 권위를 갖고 있다 해도, 부활한 주님은, 십자가의 증인이 되지 못한 자들을 부활의 첫 증인으로 삼으실 수 없었다. 그래서 막달라 마리아를 부활의 첫 증인으로 삼으신 것이다.

 

바울과 동역했던 여성 중 다비다는 신약성경에서 유일하게 '여 제자'로 거명된 여성이다(행 9:36). 최초로 유럽에 교회를 설립한 사람은 여성인 루디아였다( 행 16:15) 사도 바울의 여성 동역자 중에 브리스길라는 목숨을 내놓고 바울과 함께 복음에 헌신했다(롬 16:4).

 

Ⅳ. 여성 사역자의 자아 성찰

1. 여성은 선교의 핵심이다.: 정체성을 파악하라

성경 시대의 여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성차별 등으로 활동의 제약이 많았지만, 적극적인 활동들을 가능케 한 것은 여성의 뛰어난 직관력과 상상력, 상호 관계성, 상황적 고려능력 등이 있다. 성경 시대의 여성들은 성숙과 완성이라는 순순한 합리적 단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인격체로서 이성과 정열을 고루 갖춘 자들이다. 그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의식 또는 관계 의식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은 다양한 상황들과 사회적 여건 속에서 어느 것이든 통합할 수 있는 인식의 단계에 있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깊은 영적 통찰력을 갖고 깊은 영적 의미로 이해한 집중하는 사랑을 가졌다.

 

여성이 가진 배려와 포용력, 그리고 더불어 하는 소통능력, 기다려주고, 도와주고, 이해하는 특성을 더 많이 갖고 있다. 세상을 돕는 자로, 위로자로, 사랑하는 자로 창조된 것이 바로 여성이다. 21세기 갈등의 시대를 희생과 봉사와 사랑으로 그리스도 안에 하나되게 하는 능력이 바로 여성 선교사의 정체성이다. 삶이 사역이다.

 

2. 여성사역자의 회심과 영성

우리는 부르심을 따라 헌신으로 반응하였다. 경우에 따라 헌신의 시기가 오래전이든 최근이든지에 관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인 선교사의 경우 남편의 헌신에 기대어 가정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선교지까지 동행한 사례도 종종 발견하게 된다. 타문화 선교사로 헌신하고 오랜 시간을 준비하여 갔음에도 선교현장은 좌절과 낙심 등으로 우리를 시험한다. 그렇다면 선교 최전방의 이러한 위기의 때를 어떻게 극복 해 내야 할까? 오래전에 경험한 신앙 등 옛이야기로 현실을 극복하기에는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회심은 지속적이어야 한다. 즉 소명 인식을 증진하는ㄴ 회심 경험이야말로 지속해서 선교사역에 헌신하도록 하는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여성은 사회의 갈등과 사회적 구조 등을 포용성과 감수성과 사랑의 봉사 정신으로 보듬고 화해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더욱 자신을 깨우고 영적 나태함에 빠지지 않도록 경건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영적 건강함은 위기의 순간마다 나를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Ⅴ. 여성 선교사의 역량 강화를 통한 선교 동력화를 위한 제안

한국교회의 과거에는 교인의 70~80%가 여성이라고 했지만, 근대에 와서는 여성의 비율이 60%도 못 미친다고 한다.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 전반적인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의 관념들 속에 여성 신자 또는 여성 사역자들이 축소되고 있다는 보고이다. 현재 선교 현장에도 은사개발과 사역의 적극적인 반응을 두려워하여 남편과 가정 뒤에 안주하는 사례들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예수님의 공생애의 배경에 보면 예수님을 따르는 여자들이 예수님과 제자들을 섬겼다고 나타나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여성들은 어떠한가? 이것에 대한 해답을 외부적인 시선과 관념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여성사역자 안에서 자기 성찰과 영적 역량 강화를 통해 건강한 사역자로 복음과 그리스도를 위하여 설 수 있는 것이다. 여성으로서의 특별한 부르심에 그 가치와 사명을 재인식하도록 돕기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로 건강한 사역자의 가장 기본적인 영적 역량을 강화하라.

이것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의 기본이며, 하나님이 함께 일하고 계심을 믿어야 한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며 불가능을 가능케 하신다. 보이는 것 그 이상의 것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영성을 강화해야 한다. 기도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성경을 읽고 매일 묵상을 통해 주님과 만남을 지속해야 한다. 가정예배를 통해 신앙이 가족들과 공유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갈구하고 하나님 안에서 나의 신앙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사역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영적입니다.

 

둘째로 전인적 인격을 함양하라.

현지인과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격함양이 필요조건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처럼 이웃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문화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로 경청하며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교현장은 최전방이며 영적 싸움의 치열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동료 관계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다. 신앙도 건강해야 하지만 건강한 인격은 수평적 관계에서 중요하다. 이웃을 외면한, 나 중심적인 인격은 삶의 열매를 맺기 어렵게 된다.

 

셋째는 자신을 준비시켜라.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은사를 개발하여 자신을 준비해야 한다. 부인 선교사의 경우 자녀와 남편에게 늘 양보하며 사는 것을 미덕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마치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헌신하셨던 어머니 세대를 보고 배운 영향도 크다 하겠다. 그러나 자녀와 남편에게만 모든 것을 드렸기에 자녀가 독립하게 되면 스스로 빈 둥지가 되어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편 바라기로 살다가 도리어 집착하여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의심하면서 부부 문제가 시작되기도 한다.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영적이든, 은사 적이든, 성경 실력이든지 끊임없이 노력하며 준비해야 한다.

 

넷째는, 섬김을 더욱 강화하라.

여성들의 환대 속에 선교가 계속 확장되었다.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의 초대교회의 상황에서 성도들의 한 일을 주목해보라. (행 2:43-47) 소통하고 나눠주고, 먹이고, 모였는데 온 백성에게 칭찬을 받게 되었고,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신 것은 주님이셨다. 초대교회의 역사는 여성 사역의 증거이며 삶을 통한 복음전파를 보여주고 있다. 여성의 특징은 섬김이다. 가정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고 교회를 섬길 때 세상에 구원받는 자들을 더해 가시는 선교의 역사가 나타난 것이다. 같이 떡을 떼는 것, 대화하며 상대의 필요를 채우는 것, 마음을 같이 하며 공감 잘하는 여성들을 통해 주님은 일하고 계신다. 환대를 통해 축복의 통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여성 선교사의 역량을 강화하여 사역에 동원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삶의 여정을 충분히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부인 선교사들이 출산과 자녀 양육 기간에는 남성과 같은 왕성한 외부사역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녀 양육의 책임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여성 선교사들이 서서히 선교사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는데, 대체로 이러한 시기를 지나는 여선교사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선교사역에 대한 재교육'이다. 여성들도 끊임없이 부르심을 따라 경주해야 한다. 어쩌면 여성 스스로가 편한 길을 선택하며 자기 계발이나 언어훈련 등을 2차로 미루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라는 명목하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여섯 번째는 남성 선교사의 적극적인 인정과 지원이 필수다.

요즘 결혼한 젊은 세대들은 가사와 육아를 50:50으로 남녀가 같이 담당하고 있다. 물론 모든 가정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선교지의 초임선교사 가정일수록 문화적응과 언어공부에 육아와 가사까지 감당하려면 부부가 서로 역할을 잘 분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남편선교사의 배려가 있어야만 건강한 가정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러나 단회적인 지지가 아니라 부인 선교사의 수고와 함께 선교사의 부르심을 확인하며 아내가 함께 성장하도록 인정해주고 적극적인 지지가 있어야만 부인 선교사가 자기 개발뿐만 아니라 내외적으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독신 여성 선교사들을 귀하게 존중하고 동역자로 인정해야 한다. 존중은 존중을 낳고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항목을 강조하는 바이다.


일곱 번째, 여성 리더쉽을 장려하라.

여성들이 선한 영향력을 미치도록 파송 단체와 교회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크고 작은 모임들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여성 사역자들을 단순하게 스트레스를 풀고 수다를 위해 모인다는 생각이 든다면 1세기의 여성에 대한 편견이 아직도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여성 선교사들이 선교현장에서 매우 활발하게 다양한 전문 사역에 참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교사 공동체 안에서 여성 선교사의 역할은 항상 보조자의 역할에만 국한함으로써 여성 선교사들이 지도력 강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선교 공동체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지지함으로 함께 복음과 그리스도를 위하여 성장하고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조선의 어둠을 밝힌 여성들’의 저자인 캐서린 안은 책을 통하여 여성 선교사들이 선교 공동체 안에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을 분석하였는데 여성 선교사들은 선교 인력의 부족이라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누구보다도 더 활발하게 선교 현장에서 사역을 진행했다. 그런데도 여성 선교사들은 한국인들로 구성된 선교사 공동체에 들어오게 되면 가부장적인 한국적 문화의 지배를 철저히 받게 된다고 하면서 국제적인 선교사 공동체와 선교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한국 선교사들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 선교가 공동체 안에 있는 여성 차별적인 태도가 한국 선교의 국제적 위상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Ⅵ. 나가는 말

하나님은 성경 전체를 통해 여성을 창조하신 이유를 인류 역사의 가장 중요한 곳곳에 여성을 배치하시므로 증거하고 계신다. 또한, 시대적으로 편견과 차별이 만연한 사회 구조 속에서도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생명을 전달하며 사명을 다했다. 이제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 선교사로서의 남녀 모두에게 주신 마지막 세계선교의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

 

여성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목적대로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이웃과의 관계에서 공감 능력과 유연성, 돌봄과 배려 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러한 여성의 강점은 현대사회를 대변하는 열림과 소통, 다양성과 전문성 시대에 준비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메가트랜드]에서 21세기를 ‘3F의 시대’로 전망했는데 3F는 Female(여성성), Feeling(감성), Fiction(상상성)이라고 하였다. 교회 혹은 선교현장에서 앞으로 여성의 공감과 배려와 돌봄의 성향이 전인적 교회 공동체를 이루는 데 큰 장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자가 여자 될 때 세계는 변한다.’

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과거 성서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헌신이 만든 선교의 길을 이어가는 오늘 여성선교사들의 헌신을 재발견했다. 가부장적인 사회 배경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헌신과 강인한 신앙으로 각자의 길을 개척해가는 여성선교사들의 모습이 더욱 귀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외부자의 시각이 아닌 내부자의 시각으로 조명하고 더욱 여성 스스로가 겸비하고 준비된 모습을 갖추도록 하는데 비중을 두었다. 사실 연구 조사하며 받은 충격은 선교현장에 항상 같이 있었던 여성선교사들 그중에 특히 부인선교사에 대한 연구나 관심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한국교회와 선교기관 내에 여성선교사에 대한 선교학적 연구와 적극적인 교육과 훈련 등이 개발될 것을 제안한다. 돌덩어리에 불과한 원석은 그것을 알아 볼 수 있는 눈에 의해 보석으로 다시 태어난다. 앞으로 선교지의 큰 변화가 예감 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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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철, (2020) 현대선교 23. 여성과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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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안,(2012) 조선의 어둠을 밝힌 여성들. 포이에마
류호준 역, (2010) 여성이여 영원하라. 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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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영선교사 *필리핀과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사역하였고 현재는 바울선교회 본부에서 Member Care 팀장으로 사역하고 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대학원에서 상담(M.A.C)을 전공하였다. 남편 서승학선교사와 두자녀 지훈과 샤론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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