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이야기  / Mission Story
[간증]느슨해졌던 마음의 고삐에 다시 새 힘을 주고 | 김민호 양성진 선교사
BY 관리자2019.09.17 16: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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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바울선교회 전체선교사 수련회 소감문
느슨해졌던 마음의 고삐에 다시 새 힘을 주고
글 김민호/양성진 선교사(서부아프리카 베냉)

 

“우리의 장막 터 더 넓게, 더 길게, 더 굳게”라는 주제로 열렸던 제17회 바울선교회 전체선교사수련회가 감격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벌써 수련회가 끝난 지 며칠이 되어가지만, 그때 받았던 감동과 은혜는 쉬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청탁받은 글을 쓰기 위해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자, 어느새 다시 그 현장에 있는 듯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아빠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은 비단 저만의 경험일까요?

 

바울선교회에 허입되고 나서, 이제는 봉사자나 방문객이 아니라 진짜 바울선교회 가족의 일원으로 맞이한 수련회라 그런지 더욱 큰 은혜와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수련회 첫날, 권역별로 각 나라의 대표 의상을 입고서 선교지의 깃발을 흔들며 입장했던 시간은 너무나 인상 깊었습니다. 장차 하나님 나라에서 거룩하신 보좌를 둘러싸고 어린양 예수님을 예배하는 모든 족속과 열방들의 모습이 연상되어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백발의 베테랑 선교사님으로부터 부모님의 품에 안겨있는 어린 MK들까지, 오대양 육대주 보내심을 받은 그 땅에서 주님을 위하여 충성스럽게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다가, 잠시 고국에 돌아온 바우리 선교사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 풋내기 선교사인 저와 아내는 어느 새인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평생 선교의 동반자인 바울선교회와 함께 이 즐겁고 행복한 여정을 걷게 해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알차고 유익했지만, 개인적으로 그중에 백미를 꼽는다면 저는 주저함 없이 이동휘 목사님과 함께 한 아침 묵상과 바우리 정신강의선교사 7대 정신, 성령과 기도를 기초한 믿음 선교, 수도사적인 선교사와 조별 토의 시간을 선택하겠습니다. 부끄럽게도 선교지에서 2년여의 세월을 보내면서 바울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졌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 동안 저의 초점은 적응과 정착에만 맞추어져 있었고, 정말 소중한 것을 붙잡지 못하고 있었음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표이사이신 이동휘 목사님으로부터 흘러내려 온 소중한 영적 유산에 깊이 침잠되어지지 않은 채, 알량한 경험과 지식을 의지하면 보냈던 시간들, 무늬만 선교사로 살았던 시간들이 너무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다시 이 바울선교회의 영적 DNA를 세포 하나하나에 새기고, 그렇게 살아갈 것을 주님 앞에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된 조별 토의와 나눔을 통해서 강의로만 끝나지 않고 우리의 마음에 새기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선배님들의 진솔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들을 들으면서, 이러한 영적 유산들이 각자의 삶과 시간 속에 실재實在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우리 각자가 그러한 삶을 살아내는 실존實存이 되어야 함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현존하고 있는 수많은 국제 선교단체와 국내 자생 선교단체들 가운데서, 이러한 spirit을 가진 단체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면서 자부심도 새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카톡과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서 또한 바울선교회지의 중보기도 제목들에서 접했던 많은 선교사님을 대면하여 만나고 짧게나마 교제할 수 있었던 것도 너무나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저희가 속한 지부와 권역의 선교사님들을 만났고, 바우리라는 이유로 첫 만남의 어색함을 뒤로하고 금방 한 가족 같은 따뜻함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훈련 기간 14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지냈던 40기 선교사님들과 그동안 훌쩍 커버린 MK들을 만났을 때는 반가움으로 숨이 거의 멎을 뻔했습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 말없이 서로를 안고서 등을 토닥여주던 우리는 이전보다 더욱 진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고, 누구라 할 것 없이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날을 위해 참고 인내했던 시간들이 더없이 값지게 여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은혜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던 데는 본부의 여러 식구들과 이 수련회를 위하여 사랑의 수고와 헌신을 마다하지 않은 여러분들의 섬김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한 분 한 분의 이름이나 얼굴을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귀하신 분들의 환대와 대접은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저의 가슴 한 켠에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저희는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는 큰 사랑과 섬김을 우리 하나님께서 하늘의 신령한 것과 땅의 기름진 것으로 채워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또한 이렇게 선교사라는 이유로 받은 큰 은혜를 우리를 부르신 베냉의 사람들을 위해서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겠습니다.

 

수련회 기간을 통해 받은 은혜, 새로운 깨달음 그리고 재헌신과 결단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느슨해졌던 마음의 고삐에 다시 새 힘을 주고, 하나님 앞에서 더없이 날카로워진 영성과 믿음으로 다시 한번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겠노라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선교할 것인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바우리의 영적 DNA로 무장하고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음’이라는 답변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눈으로 다 볼 수 없어도, 그렇게 바우리 정신으로 살아가는 많은 선배 선교사님들을 만나게 된 것은 정말로 큰 영광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6년이라는 조금은 길게 느껴지는 시간 뒤에 서로 만나게 될 때는,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배우고 느끼고 결단한 대로 ‘우리의 장막 터가 더 넓게, 더 길게, 더 굳게’ 변화되는 기적과 축복을 경험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33년, 그리고 앞으로 또 다른 30여 년을 주님을 위하여 한결같이 달려 나가는 저희 가정을 포함한 모든 바우리 선교사님들이 되시기를 주님 앞에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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