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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칼럼]팀워크(Teamwork)는 전사(戰士)의 운명이다 | 김태현 국제본부장
BY 관리자2018.08.30 17: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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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Teamwork)는 전사(戰士)의 운명이다
김태현 선교사 (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태국 치앙라이주 매사이지구 탐루앙 동굴 안에 고립된 ‘야생 멧돼지’ 유소년 축구팀 13명의 기적 같은 생환 스토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2018.7.11) 인간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지금 칼럼을 쓰고 있는 이 시각에도 파키스탄에서 자살 테러로 백주에 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또 한 편에서는 적은 소자 하나라도 생명을 살리겠다는 인류애를 접하면서 세상은 분명 선과 악이 교차하는 모순을 실감하고 있다.

 

타이 해군은 소년들의 무사 귀환을 이끈 후, 페이스북을 통해 유소년 축구팀의 귀환을 도운 많은 이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다음과 같이 고마움을 전했다. “타이 해군은 세계 각지에서 온 잠수부와 비공식적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 등반팀, 배수펌프 팀, 요리 팀, 환경미화 팀, 화장실 청소 팀 등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오늘, 우리 세계의 힘이 이 작업을 이끌었다. 오랫동안 전 세계가 기억할 일이다.”

 

‘잠수부…… 화장실 청소팀’은 좀처럼 연결이 힘든 조응(照應)이지만, 모두 한 묶음(팀)으로 등치(等値) 시키며 고맙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번 호에 내가 칼럼의 소재로 삼는 동기가 되었다. 이번 ‘생명 구출 작전’은 한마디로 팀워크였다. 세계가 주목한 다국적 전문가뿐 아니라, 민군관(民軍官), 언론, 해당 가족 그리고 전 국민까지, 하나(생명 구출)에 초점을 맞춘 협력의 사례다. 세월호 구출작전의 실패 원인으로 지목되는 ‘엇박자’와 너무나 대조적이다. 타이 해군이 고맙다고 열거하는 부류에서 그 조화로운 팀워크가 음영(陰影)으로 비친다. 동굴의 협착한 장거리(5Km) 지형상 순차적인 구출을 하면서 그때그때 신원을 밝히지 않았던 것도, 아직 동굴에 남아있는 아이들의 부모의 심리적 상태까지 고려했다는 보도는, 얼마나 사려 깊은 팀워크인가! 일희일비하지 않고, 전체적인 대의에 초점을 두고, 필사적인 선점(先占) 보도를 자제한 언론의 행태도 본이 된다. 언론은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보였고, 가족들은 정부와 구출 요원들을 신뢰하고 조급함을 표출하지 않으면서 인내로서 기다리는 정돈된 성숙함을 보여주었다. 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희생자와 구조대원들을 무대 위의 배우로 올려놓고, 국민은 관객으로 만들어 버리는 우리네 언론지형과는 너무 달라서 부러웠다.
생명의 구출을 위한 대의를 놓고 모두가 하나로 움직이는 과정을 유심히 주목하면서, 나의 전문 관심사인 선교 팀워크를 위한 일반계시를 보는 것 같았다. 그 하나 됨은 유니폼(uniform)이 아니라 다양성(diversity)의 조합이었다. 어느 하나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생명 구출에 필요한 요소가 되었다. 전방위적인 구출 작전은 완벽한 팀 사역이었다.


우리의 선교적 협력체계를 돌아보자. 우리의 생명 구출은 자연 생명보다 더 위급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영원을 결정한다. 육신의 생명을 위해서도 그토록 팀워크가 필요하다면 영원한 생명 구원을 위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위급한 생명을 놓고 홀로 각개 약진은 상상할 수 없다. 선교사는 유람선을 타고 안락과 안전을 추구하는 자들이 아니다. 전함을 타고 적진과 사투를 벌이며 전투하는 자이다. 눈앞에 전개되는 전술의 우위만 놓고 왈가왈부할 수 없다. 전략적 승리를 이끌기 위해 부단히 지상전, 해전, 공중전, 후방 보급선, 전략 사령부의 철저한 지휘에 놓여있어야 한다.

단독으로 총을 쏴서 적군 몇을 해치웠다는 무용담(武勇談)으로 승리를 이끌 수 없다.

 

한국인에 대한 세계인의 평가는 모든 면에 탁월하다는 평이다. 문제는 그 탁월함을 하나로 엮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21세기까지 남과 북의 냉전체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을까! 심지어 바우리에 대한 평가도 ‘자루 속에 있는 콩 같다’라는 표현을 들었다. 콩을 나름대로 자루 속에 담겨 있지만, 자루가 터져 밖으로 쏟아져 나올 때는 각자가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다. 하나가 되려면, 각자의 원형이 부서지고 반죽이 되어 주인의 밥상에 오를 때 콩의 목적을 이룬다.

 

연합은 성서의 핵심이다. 창조의 완성은 연합이다. 하나님의 생기(씨)와 흙, 아담과 하와, 그리스도와 교회, 신랑과 신부는 성서를 꿰뚫고 있는 연합의 본질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존재를 삼위일체(trinity)로 규정하며 신앙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삼위일체의 고백이 실행으로 나타나지 않는 모든 신앙은 이론일 뿐이다. 삼위일체의 신앙은 연합으로 나타나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의 기도 핵심이다.(요 17) 그러므로 우리의 선교는 삼위일체적 표현이어야 한다. 협력이 없는 선교는 반 신앙적이고, 반 선교적이다. 머리로는 삼위일체를 믿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협력은 사역자의 선택사항이 아니고 운명이다. 이것은 창조의 원리이기 때문에 누구도 이 영적 법칙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선교지에서 우리는 각자 받은 은사대로 열심히 뛰고 있다. 아쉽게도 거기까지다. 나의 유여함이 동역자의 부족함을 채우는 현장이 드물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전쟁에서 적을 해치웠다는 영웅담을 늘어놓지만, 결국 한 치의 땅도 확보하지 못한 꼴이다. 한 사람과 한 지역의 생명을 구원하는데 의료인, 교육자, 문서사역, 구제, 방송 사역 등이 쏘아주는 화력으로 선교사는 생명을 구출하여 본래 부모(하나님)의 품으로 안겨 줘야 한다. 우리식 표현은 하나님 통치의 지역적 표현인 교회를 세우는 일이다. 구원의 공동체인 교회로 연결되지 않는 모든 사역(의료, 구제, 봉사, 문서 등)은 인류를 위한 좋은 일은 될지언정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사역의 목표는 아니다. 우리의 사역의 귀결은 반드시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다. 이 일을 위해서 고비용 중복투자를 피하자는 진부한 표현은 고사하고라도, 교회 사역을 목표로, 한 지역을 한 묶음으로 엮어 팀 사역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가용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선교재정의 효율적인 분배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이번 탐루앙 동굴 소년 구출 작전은 우리에게 팀워크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모두에게서 배워야 한다. 하늘의 생명을 구출하려는 선교사에게 주는 비주얼 교훈으로 삼자.

 

국제본부장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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