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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칼럼]한국선교의 ‘변곡점’이 주는 의미 | 김태현 국제본부장
BY 관리자2018.01.02 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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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본부장 칼럼

한국선교의 ‘변곡점’이 주는 의미

김태현 선교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한국선교: 위기를 기회로
2017년도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이 11월 28~30일까지 설악산 켄싱턴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한선지포의 주제가 "한국선교의 변곡점"이었다. 네이버 사전은 변곡점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변곡점(變曲點): 굴곡의 방향이 바뀌는 자리를 나타내는 곡선 위의 점'
한국선교가 지금까지 왔던 패턴과는 다르게 곡선이 그려질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여러 통계수치와 목회·선교적 체감을 통해 변곡점 현상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교사 수는 2014년부터 둔화된 성장의 모습이 감지되기 시작하였다. KWMA가 2017년 1월에 발표된 것에 따르면 한국 선교사 파송 수는 27,025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수는 2016에 발표된 수와 거의 동일하다. 이런 선교사 수적 변화의 단면적 설명은 피해야 하지만, 여러 수치를 종합해 볼 때 '변곡점에 선 한국 선교'라는 용어가 새삼스럽지 않게 되었다. 분명 한국선교는 어떤 모양이든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변곡점'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리라. 그 변화의 곡선이 상승 곡선과 하강 곡선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한국 선교의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의 동기부여도 내포하고 있다. 어쨌든 '한국 선교 변곡점'이라는 문구는 우려와 기대를 교차적으로 가질 수 있는 주제 용어가 되었다.

 

한국선교: 성장에서 성숙의 기회로
이제 한국선교가 전환점에 와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다만 한국선교가 고점을 찍고 하강하느냐,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느냐를 놓고 변곡점에 대한 관망은 믿음에 따라 다르다. 어차피 다가오지 않는 미래에 대하여 우리는 언제나 긍정적인 전망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신앙의 표현은 객관적인 자료만 가지고 다룰 영역은 아니다. 우리의 선교가 잠시 불을 피웠다가 금세 사그라지는 현상을 우려한다. 이대로 한국선교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계속 훨훨 타오르는 횃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인간사에 영원한 상승세도 없고 영원한 하락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의 조류를 따라 곡선은 변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한국선교의 저력은 비서국 국가를 대표할 정도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까지 질과 성숙이 함께 가기보다는 성장 이데올로기가 한국선교를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과 부피에 걸맞게 내용과 질도 함께 가지 못하고, 그릇에 내용이 채워지지 못하는 현상을 아쉽게 바라볼 뿐이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밟아오던 상승패턴은 잠시 숨을 고르면서, 내용과 질을 채우려는 방향성으로 움직이도록 주시는 기회인지도 모른다. 이 굴곡의 전환점에서 다시 성숙으로 채워지는 한국선교가 된다면, 성장의 동력을 또다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한국선교는 숨 가쁘게 달려온 속도를 조절하며 숨을 고르고 남은 경주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우리의 선교적 경주는 장거리이다. 단숨에 쇠뿔을 뽑으려는 자세를 지양하자.

 

한국선교: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질적인 성숙을 위한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걸맞은 선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시대적 담론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했다고 내놓았던 것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한국선교가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고 그 폭과 높이를 내세우지만 정작 한국선교사가 끼친 깊이(depth)를 가늠할 객관적인 평가가 빈약하다. 이제는 성과주의적 평가를 넘어 수용자 적 입장에서 선교를 평가하여 한국선교의 내실을 구축하여야 한다. 일은 많이 했다고 하지만 정작 그 일이란 수용자 입장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이다. 우리의 선교가 지속 가능하고, 재생산 적이며, 세대를 넘는 확장성이 있는가가 관건(關鍵)이다. 복음은 시공간과 세대를 넘어 영원한 인류 구원의 타당성(妥當性)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선교는 현장 중심의 심도 있는 평가가 시급하다. 탁상공론식 평가만으로는 한국선교의 질적인 성장과 내실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변곡점'이 한국 선교의 미래를 담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생물의 세계는 하늘이 흠뻑 비를 내리는 우기(雨期)와 만물이 바짝 마를 정도의 햇빛에 노출되는 건기(乾期)도 필요하다. 이러므로, 자연 세계에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고 말한다.(창 8:22)  이런 순환의 과정을 거쳐 지구의 생물은 살아간다. 선교계의 모든 과정이 이런 자연의 과정과 유사하다고 본다. 비올 때는 무성하게 자라고, 가물 때는 그동안 흡수했던 수분을 아껴서 내부 근육질을 다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물은 본래의 지으신 목적을 표현한다. 항상 원하는 것만 받고 살 수 없다. 자연은 밤과 낮,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삶의 굴곡을 지나 우리는 창조자의 목적에 이른다. 사람이 보기에 부족한 것도 하나님의 영역에서 보면 유여한 것일 수 있다. 부모의 인색은 자식을 더 여유롭게 키우기 위한 부모의 교육방법이다. 우리의 가난은 하나님의 풍요를 더 드러내 보이고, 우리의 궁핍은 하나님의 풍성을 더 드러내는 때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선교 변곡점' 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다. 하나님의 다루심을 지켜보는 믿음이 요구된다. 선교는 주님이 한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그분이 하실 일을 우리가 그분보다 앞장서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건방진 것에서 비롯된다. 잠잠히 여호와의 하시는 일을 지켜보아야 한다.(시 46:10-12)
 

2018년도 새 아침에 바우리 가족 모두 건투를 빈다.

 

국제 본부장 김태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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