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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칼럼]이주민 시대에 즈음하여... | 김태현 국제본부장
BY 관리자2017.10.30 18: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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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본부장 칼럼

이주민 시대에 즈음하여...

김태현 선교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제 1회 바우리 국내 외국인지부 선교사 수련회가 9월 26일까지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있었다. 올해 7개 권역 수련회의 연장선에서 국내외국인지부 선교사 수련회는 전 권역 수련회의 피날레(finale)가 되었다. 바우리 역사상 맨 처음 했다는 순차적인 의미도 있었지만, 작금의 대내외적인 이주민의 증가 현상과 이에 따른 선교적 부담을 집단으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둔다.

 

잔치(수련회)의 차림표는 네 분의 발제자가 거시적인 국내 이주민 사역에 대한 흐름의 방향성을 잡아 네 개의 기둥을 세우는 역할을 했고, 이 네 기둥을 놓고 나머지 분들이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 올려 집을 완성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발제는 외국인 사역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이광윤 선교사), 외국인 사역과 파트너십(허재범 선교사), 국내 외국인 사역에 대한 비전(최기득 선교사), 땅 끝에서 온 사람들과 땅 끝 선교-이주민은 세계선교의 모판이다(나섬공동체 유해근 대표), 그리고 특별 메뉴로 바우리 선교연구소의 비전 제시(소영섭 소장), 이주민 선교와 목회자적 간증(김성기 이사)으로 보조 기둥을 세워 보완하였다. 참여한 사역자들은 자신들의 실증적 사역발표를 통해 현재 사역, 기대 사역, 향후 사역의 형태로 제각기 보따리를 풀어놓고 상호 소통과 연대를 지향하고자 노력하였다. 자신의 것과 이웃의 것을 칸막이로 막아놓고 어떻게든 자신의 소유를 극대화하려고 혈안이 된 세상에서, 이웃을 자기 뜰 안에 들이려는 수련회 분위기로 많은 공감을 자아내는 시간이었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200만 명을 처음 돌파했다(2016.06 법무부 자료). 전체 인구의 3.9%가 외국인이다. 국민 100명 가운데 거의 4명 꼴로 외국인인 셈이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미군, 관광객, 산업연수생 등 외국인은 38만여 명 수준에 불과해 우리 사회의 이방인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현재(2017.11월)는 외국인이 국내 총 인구의 4%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부는 2011~2015년 체류 외국인이 연평균 8%씩 증가한 것을 고려할 때 2021년 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 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5.82%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이 되면 예상치는 500만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 사회는 이미 외국인과 더불어 살 수 밖에 없는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성큼 진입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미전도 종족을 만나기 위해 반드시 그 지역에 가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계 어느 곳에 가든지 특정 종족의 디아스포라가 있다. 그들의 복음 수용력은 본토 자국인과 비교하여 월등하게 높다는 것이 사역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민자들은 본토 친척에 대한 영향력이 높아 자국 복음화에 교두보로 활용하는데 최적(最適)이다. 여러면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그들을 가리켜 다가온 땅 끝이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렸던 제 3차 로잔대회에서도 이 점을 주목하고 21세기 디아스포라선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표현한 바 있다.

 

현대선교의 큰 흐름 중 하나는 "전통적, 지리적인 선교에서 인종과 민족적 개념의 선교"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자연재해나 생태계 파괴와 같은 인간이 만든 재해, 경제적 혹은 교육적 필요와 기회 때문에 국제간의 잦은 이동으로 이주민 선교에 방점을 둔 지 오래되었다. 여기에 전쟁과 정치 난민의 급증도 한 몫하고 있다. 이런 범세계적인 추제에서 이제 선교는 더는 지리적인 개념으로만 국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현재의 미전도 종족에 대한 선교는 랄프 윈터가 1972년 복음주의 서교지(EMO)에 '미전도 종족'이라는 개념을 발표하면서 '종족 무지(people blindness)'를 심각하게 지적함으로 촉발되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주민 무지(migrant blindness)'에 대하여 고민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다수의 국제적 선교단체들은 이런 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소위 선교하기 어려운 지역인 창의적 접근 지역에서 온 국내 외국인들을 위해 그 문화를 알고 그 언어를 아는 경험 있는 선교사들을 배치해서 집중적으로 선교하는 전략이다. 우리는 타문화권 선교를 위해서 외국으로 파송하는 선교와 동일한 열망으로 우리 앞에 다가온 땅 끝의 사람들을 향하여 바다 건너가는(cross ocean) 선교 못지 않게, 길 건너(cross street) 선교에도 동일한 비중을 두고 눈을 떠야 할 것이다. 이것은 예루살렘, 유대, 사마리아, 땅 끝에 대한 지리적 표현의 교량을 동시 동작으로 엮는 접속사(καi)에 대한 올바른 적용이다.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의 개념이 더는 두 개의 대립적 용어가 아니고 통합개념(glocalization)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대적 전제를 두고, 우리의 선교관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세계는 점점 더 빠르게 지구촌화되고 있다. 우리의 선교도 이에 걸맞은 공간과 시간의 개념이 요구된다. 이전 아날로그 마인드로 디지털 시대를 따라간다는 것은 마치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것과 같은 비유라고 할까! 각 문화적 특성이 지역성을 초월하여 범 세계화되고 그 고유의 독특성이 바래지고 있는 현상이 현저하다. 인간의 신속한 왕래는 이 모든 현상을 가속화 하고 있다.

'세상의 꿈(Success Dream)'이 전부인 이민자들에게 '하나님의 꿈(Divine Dream)'을 이루게 하여 주는게 선교사의 할 일이다. 그들의 필요를 보면서 당장 빵도 주어야 하고, 문제의 도움을 주는 일도 사역이지만, 이 모든 현실적 필요(fel need)가 영원한 필요(real need)로 채워질 때까지 우리는 쉴 수 없다. 성전 미문에 앉은 자에게 배고픔을 해결하도록 빵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은 또 다시 시간이 지나면 배고픔으로 남게 된다. 인류의 진정한 필요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마지막으로 다민족, 다문화, 다인종 시대에 복합적(멀티) 다면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위에 '성령의 방망이'는 공통적인 도구이다.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은 어느 사람, 어느 민족, 어느 문화가 독점할 수 없으며 인류가 누려야 할 절대적 요소이다. 이 거룩한 부르심을 수행하려고 "주님을 위해 일하려는 자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 일하는 자가 돼라. 이 땅에 성령의 불을 붙이는 거룩한 방화범이 돼라"는 이동휘 목사님의 수련회 마지막 말씀이 가슴 깊이 저민다.

 

국제 본부장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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