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Bénin(베냉)을 사랑과 복음으로 섬기는
김민호,양성진(다엘,하겸,라준) 선교사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 (막 10:45)"
(건기가 한창인 북쪽의 시골마을)
하마땅(사하라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끝나고 뜨거운 건기로 향하고 있는 베냉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봉쥬~하고 인사하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모두 반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물어보는 이 곳, 아프리카 베냉은 한국의 옛 정서와 닮아서 정이 넘쳐납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냉은 겉으로는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지만, 여전히 일상 속에 그들의 전통적인 문화가 강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고 하십니다. 저희가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유, 머리를 싸매며 열심히 불어를 공부하고 문화와 기후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십니다.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이 곳에서 이 땅의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나누기 위해 왔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우리의 구원자되신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우리의 아버지되신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또 저희와 한 마음으로 베냉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교회와 동역자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베냉 북쪽 첫 정탐!
(가웅가 신학교 학생들의 자녀들)
베냉 땅을 밟은 지 7개월만에 2.16(금) ~ 2.22(목) 7일 일정으로 베냉 북쪽지방을 탐방하게 되었습니다. 전부터 정탐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베냉에 있는 한인 선교사 3가정(9명)이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일정을 통해 SIM선교회에서 베냉에 형성한 복음주의 UEEB 교단의 몇몇 신학교들을 방문하고, 불어권 선교회 최성우 선교사님과 교제하고 있는 현지 목사님 가정들 그리고 선교사님들이 후원하고 있는 아동의 가정도 방문하였습니다. 북쪽은 저희가 거주하는 남쪽 코토누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밀림이 울창한 남쪽에 비해 북서부는 계곡과 산지가 형성되어 있고, 북동부는 가을걷이가 끝난 한국의 가을을 생각나게 하듯이 건기여서 잔뜩 건조해 있었습니다. 남쪽에서 흔한 야자나무와 코코넛 나무도 보기가 어렵습니다. 북부는 먹을 양식도 다양하지 않아서 대부분 옥수수가루나 얌(고구마와 비슷한 뿌리 식물)이 주식이고 아까주(캐쉬넛)와 바오밥 나무, 곳곳에 쌓여있는 면화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북부 전통 가옥 '따따 솜바')
그리고 마을마다 모스크가 몇 개씩 세워져 있습니다. 서부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상황이 그러하듯이 남쪽에는 기독교가 북쪽에는 모슬렘이 우세하다는 걸 눈으로 보고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UEEB 교단의 신학교들은 SIM 선교사들이 종족(부족)별로 설립해서 운영하다가, 현재는 선교사들이 베냉 사람들에게 모든 사역을 넘겨준 후에 대부분 철수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목회자 후보생 수도 줄어들고, 교수진도 부족하여 신학교 운영이 어려운 형편입니다. 현지 목사님들은 보통 두, 세개의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시며 교회 사역도 하십니다. 그러다보니 성도들이 목사님의 힘든 삶을 보며 목회자 되기를 기피하기도 하고, 목회자들도 목양에 전념하기 쉽지 않습니다.
(북부 정탐 중 SIM 게스트 하우스 앞에서)
하지만 이러한 환경 가운데서도 소명을 붙들고 헌신하며 살고 있는 목사님들을 만나게 되었고, 선교사로서 어떻게 이 분들을 섬길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목회자들의 소식을 동역하는 목사님들과 성도님들에게 나누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보았습니다. 아직은 이곳에서 사역의 방향들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베냉의 여러 지역들을 정탐하며 이 땅의 필요가 무엇인지 연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지방들은 수도보다 모든 것이 풍성하지는 않지만 그 곳도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이 있는 곳임을 다시 확인하고, 베냉 어느 곳이라도 주님이 부르시는 곳이면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CE.BE.LA.E(아보메이 깔라비 대학 부설 어학원)
A2(불어 두번째 기초과정) 수업을 시작한 지 2개월이 지났습니다. 왕초보에서는 쉽게만 생각되던 수업들이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젊은 친구들은 나날이 발전하는 것 같은데 저희만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에 불현듯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언어를 공부하기에 조금(?) 늦은 감(김선교사는 클라스안에서 최고령입니다.)도 있지만 선교사로 잘 쓰임받기 위해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을 힘입어 끈질기게 해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생존 불어(살기 위해 필요한 말들) 수준이지만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또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언어가 필수임을 알기에 2년 동안 언어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 시기에 정말 잘 준비되어서 어느 곳에서든 설교도 하고, 말씀도 가르치고, 복음도 전하고, 사람들을 도우며, 사역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이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베냉 뉴스(La nouvelle du Bénin)
도로에 가득찬 시위대와 구경하는 시민들 / 시위대가 불태운 타이어에서 나온 검은 연기
베냉은 투표를 통해 평화적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유지되고 있는 서부아프리카에서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런데 현 딸롱 대통령(2016년 당선)이 펼쳐가는 여러가지 개혁적인 정책들이 국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면서 여기저기에서 반정부 시위와 파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저희가 공부하는 어학원 근처에서도 사람들이 큰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던 중에 경찰들이 군중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하여 해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저항하면서 타이어를 불태우는 바람에 매캐한 연기가 가득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마냥 평화롭다고만 여겼던 우리의 생각이 틀렸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두려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베냉을 이끄는 위정자들이 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지혜롭게 국민들과 보조를 맞추어 가기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국, 공립 교사들도 태업에 동참하여 많은 학생들은 월,금요일만 학교에 가고 있습니다. 이것때문에 6월에 끝나야 할 학사 일정이 몇 월에 마무리 될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최악의 경우에 수업일수가 모자라 베냉 많은 학생들이 한 학년씩 유급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한창 공부해야 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거나 학교에 갔다가도 일찍 돌아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다하라(다엘,하겸,라준) 삼형제
감사하게도 다하라 삼형제는 학교생활에 많이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제일 염려스러웠떤 다엘이도 이제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원래 다엘이는 친구들과 어울려놀기보다 혼자 그림 그리거나 책읽기를 좋아하는데, 그것 때문에 여러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의아해하면서 왜 그러는지 저희에게 물어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거나 질문을 하기도 한다며, 모두들 기뻐하고 격려해주고 있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겸이는 언어에 소질이 있는지 제법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아직 혼자서 숙제하기는 버거워하지만, 수학과 영어의 자신감으로 다른 과목도 열심히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라준이는 아직 불어를 읽고 쓰는게 어려워 헤매고 있지만, 활발한 성격대로 불어로 가장 많이 말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곳에 와서 살아가는 게 많이 힘들지만 견뎌내고 이겨가는 것이 대견하고, 이 시간들을 통해 얼마나 성장할 지 기대가 됩니다.
요즘 가정 예배 때 사도행전을 읽고 있는데, 우리는 이 곳 베냉에서 각자의 사도행전 29장을 써가고 있는 거라고 말해주면서 격려해주고 있습니다. 정말 가끔은 왜 선교지에 나왔느냐고 투정을 하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듬어 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생활하는 자녀들을 보며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자녀 선교사로서 아이들이 더 뜨겁게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사람들로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감사제목
- 이번 정탐을 통해 베냉 북쪽 지역의 지리적, 환경적, 영적상황과 필요를 알아가게 하심 감사
-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음에 감사
-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조금씩 적응하게 하심에 감사
- 꾸준하게 언어에 진보가 있게 하심에 감사
베냉을 위한 기도제목
- 베냉이 정치적 안정을 되찾고, 위정자들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 북쪽에 세워진 신학교들을 통해 영적 지도자들이 계속해서 배출되고, 어려운 환경에 있지만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견고하게 세워지도록
- 국, 공립학교의 파업이 마무리되고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 주시도록
- 베냉의 교회들이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 경계를 넘어 다른 부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열심을 품도록
- 이 땅에 만연한 영적 혼합주의와 부두교의 영향력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나라가 되도록
- 베냉이 주변에 닫혀있는 여러 문들을 열어가는 열쇠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코닌 가정을 위한 기도제목
- 매일 주님과 더욱 친밀함을 누리는 가정되도록(묵상과 가정예배 성실하게)
- 지혜를 주셔서 언어를 효율적으로 배우고 잘 듣고 잘 말할 수 있도록
- 바울 선교회 7대 정신과 믿음 선교를 삶으로 살아내는 선교사 되도록
- 자녀들(다엘,하겸,라준)이 학교생활을 기쁘게 하며 복의 통로가 되도록,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며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이동할 때,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안전을 지켜주시도록
- 베냉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랑하고 겸손함으로 이 곳의 문화들을 배워갈 수 있도록
- 한국에 계신 양가 부모님과 후원하는 교회들, 그리고 동역자들이 성령 충만함으로 살아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