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9호ㅣ타르강 세항 하와르지쯔 베노?
(건강하고 평안하게 봄을 지내고 계신가요?)
이곳에서도 한국의 따뜻한 봄소식이 들려옵니다. 이곳도 제법 날이 따듯해져 병원 앞뜰에 심은 진달래의 나뭇잎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다시 꽃을 피우려고 준비하는 나무들 같이 우리 동역자님들의 삶속에서도 시련을 이겨내고 아버지의 사랑이 열매 맺는 은혜가 가득하길 소망합니다.
현지에서는 국립병원과 사립병원 모두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들이 높은 급여를 주고서라도 의사와 간호사를 채용하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은 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그린홈 호스피스에서 의사와 간호사를 구하기란 더욱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역자님들께서 손 모아 주신 덕분에 저희 그린홈 호스피스에서는 의사를 채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법 나이가 많은 의사이지만 많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일을 해낼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우리의 간절한 필요를 아시는 아버지께서 시기적절하게 사람을 보내주시어 큰 무리 없이 사역을 할 수 있게 하여주시니, 더욱 힘이 나고 감사한 시간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함께 두 손 모아 동역하여 주신 동역자 한분 한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현재 간호사 한 분이 출산휴가로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이에 함께 환우들을 돌볼 간호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도 계속적으로 함께 손 모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3월에는 노공빌체르 교회의 성도이자, 그린홈 호스피스의 환우인 라이한수렌 성도님께서 아버지의 부르심을 받고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늘 교회와 병원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고 아낌없이 베풀던 성도이며,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밤새 장화를 만들어 주시고 교회의 장식을 위해 그림을 그려주시던 재능이 많으셨던 성도였습니다. 또한 병원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병원에 피해가 갈까봐 무료로 입원을 지원해 드린다하는 것을 몇 번이나 거절하기도 했었지요. 그러했기에 병원의 직원들과 교회성도들에게도 이 성도님이 아버지 품으로 가신 것이 기쁜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아쉬움과 그리움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성도님이 남기고 가신 그림들과 장화들을 통해 주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은 저희와 직원들, 노공빌체르 성도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으며, 나중에 아버지의 나라에서 다시 만날 것을 다함께 기약해봅니다.
막내 로원이가 드디어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사실 입학시기인 3월초만 해도 유치원을 보낸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던 것은 아직 변을 많이 보는 로원이가 기저귀를 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나들 모두 학교 간 후 혼자 심심해하고 자꾸만 따라가고 싶어 하기에 이제 보낼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저귀 떼기를 마음먹고 시작한지 2-3주 만에 밤 기저귀까지 완전히 떼었습니다. 물론 떼기까지 하루에 변이 뭍은 속옷을 쉴 세 없이 빨아야 했지만 걱정이 많았던 터라 그러는 가운데에도 매우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4월에 유치원에 등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원이와 여원이가 있어서 유치원에는 매우 빨리 적응을 하였습니다. 특히 여원이가 엄마처럼 옆에서 많이 도와주었다고 그러네요. 그리고 로원이는 학교에 귀염둥이로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사랑을 받는 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만 같았는데 로원이가 속옷에 다시 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소변은 가리는데 우려했던대로 변을 참기도 하고 신호가 오는 것을 느껴도 화장실 가기를 거부합니다. 속옷에 지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직은 그럴 수밖에 없기에 유치원 선생님들도 이해를 해주셨고 속옷을 하루 한 두 번씩 버려서 오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속옷과 바지를 네다섯 벌 이상 버려왔습니다. 선생님들께 너무 죄송해서 그날은 심각하게 고민을 하였습니다. 유치원에 계속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의외로 로원이가 아픈 아이니까 기저귀를 채우면 어떨까 하고 같이 돌보시는 M국 선생님 한 분과 상의 하였다고 합니다. 원래는 규정상 안되는 것인데 그렇게 까지 배려를 해주신다고 하니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기저귀는 다시 차면 떼기까지 힘들어 질까봐 그냥 4월까지만 보낼까 생각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은 로원이가 이제는 두 분 선생님들에게 기쁨이고 활력이며 너무 사랑스럽다고 오히려 속상해 할 제 걱정을 하며 염려 말고 보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로원이가 있다고 해서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더 정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로원이를 감싸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로원이에게 유치원 그만 가자고 하니 계속 “유치원 갈수 있는데?” 하며 유치원 다니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터라 사실 미안한 마음 아니면 저도 계속 보내고 싶었습니다. 자비량 교사 선교사이신 선생님들의 대가없는 사랑을 통해 아버지의 은혜가 느껴졌습니다.
로원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손 모으기를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노력을 뒤로하고 지금은 로원이를 위해 밤에 다시 기저귀를 채웁니다. 두 달 가량 잘 가리고 있었지만, 기저귀를 안 채우니 새벽마다 화장실을 가게 되어 아이가 잠을 제대로 못자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밤사이에 변을 많이 봅니다. 자라면서 어떻게 될지 염려되는 부분이에요. 아직은 어려서 괜찮은데, 적응이 되면 나아진다고 하지만 끝까지 주님을 의지합니다. 그분의 은혜 없이는 지금까지의 로원이는 있을 수 없고 앞으로도 지켜주시기를 바랄 뿐이지요.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부탁드릴 것은 로원이의 장이 완전히 나아지기를 위해, 돌보시는 선생님들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랑으로 잘 돌보아 주기를 위해 손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손모음 제목>
-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며 환우들을 위해 헌신하는 간호사가와 동역자들이 채용 될 수 있도록
- 여전히 병원의 필요가 많은 상황이지만 지혜롭게 잘 감당하며 나갈 수 있도록
- 그린 홈 호스피스에 오는 모든 환우와 가족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천국에 갈 수 있도록
- 믿음의 반석위에 굳게 서는 가정이 되며, 가족들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하여
- 로원이의 완치와 유치원에 적응 잘하고 로원이 선생님의 사역을 위하여
2019년 5월 18일 나00, 조00, 하원, 여원, 로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