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소식 제42호
5월 중순부터 장마가 시작된 오키나와에서 소식 전합니다. 습하고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반짝 해가 뜨는 날이면 베란다의 빨래처럼 마음의 습기까지 뽀송뽀송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장마철에는 해가 그립고 강렬한 햇살이 지속되면 구름을 그리워하는 청개구리 심보를 반성하며, 영육간에 흐린 날도 맑은 날도 주님 안에서 온전히 기뻐할 수 있는 성숙함을 구하게 됩니다.
세례식과 영적 전쟁
부활절 예배 때, 지난 편지에서 말씀 드린 형제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식에 앞서 형제가 하나님을 만난 후 달라진 자신의 삶을 간증했습니다. 영적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한 영혼이 주님께 드려진 모습을 보며 마음이 뜨거웠습니다. 하나님을 믿고나서 원래 다니던 유흥업계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장애 어린이 복지 시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주님의 자녀로서 걸음을 뗀 귀한 형제가 든든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라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런데 세례식을 전후하여 아이노 교회에 시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나눌 수는 없지만, 몇몇 성도가 갑자기 교회를 떠나갔고 가족 관계에 위기를 맞이한 가정도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가족처럼 함께 지내던 성도가 교회를 떠나가는 것은 몇 번을 경험해도 견디기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또한 성도들이 시련으로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자녀의 고통을 바라보는 부모의 절절한 심정을 느낍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결코 의미 없는 고난을 허락하지 않으심을 알기에 이 영적 전쟁을 통해 성도들도 저희 부부도 성장하게 될 것을 믿습니다. 사탄은 교묘한 방법으로 관계를 무너뜨리고 가정을 파괴하려 하지만, 회복과 치유의 주님께서 굳건히 지켜 주시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소년 전도 ‘코비다(KOBIDA)’
고난 속에서도 주님은 쉬지 않고 일하십니다. 오랫동안 기도해 오던 청소년 전도의 길이 드디어 열렸습니다. 저희 교회 근처에서 결식 아동을 위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시는 분을 통해 그곳에 한국어와 K-Pop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이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함께 지혜를 모으며 기도하던 중, ’한국어(KOREAN)와 성경(BIBLE)과 워십댄스(DANCE)’를 가르쳐 주는 컨셉으로 ‘코비다(KOBIDA)’ 라는 명칭의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께서 워십댄스에 탁월한 은사를 가진 청년 자매 두 명을 코비다 모임의 든든한 스텝으로 세워 주셨습니다. 첫 모임을 5월 19일 주일 오후에 가졌는데 초/중학생 7명이 왔습니다. 그동안 키즈클럽을 수년간 했지만 새로운 친구가 온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부어진 주님의 은혜가 그저 놀랍습니다. 부족한 저희를 긍휼히 여기시고 위로해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낍니다.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가질 예정인데 앞으로 코비다를 통해 사춘기 친구들이 중요한 시기에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으로 변화되도록 기도의 응원이 절실합니다.
오키나와 이야기(42)
몇 달 전 지역 신문에서 ‘오키나와에는 과로사 수준으로 일하는 아빠가 25%에 육박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만 한 살 아이가 있는 가정의 아빠는 주 40시간의 표준근로시간만 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40-50시간 이상 일할 뿐 아니라 시간 외 노동 시간도 월 80시간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 조사를 한 오키나와대학 교수는 “과로사 수준으로 일하는 경우가 25%가량이나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가 많은 오키나와에서는 만 한 살 아이를 둔 엄마의 75%가 일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을 훌쩍 넘는 숫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일수록 아이가 어릴 때부터 엄마가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오키나와의 ‘아동 빈곤율’은 일본 전국 평균의 두배에 달합니다. 저희 주변에서도 자녀 수는 많은데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가정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고민하며 기도하게 됩니다.
아이노 교회 이모저모
#1 지난 편지에서 기도 부탁드렸던 마사카즈 상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이전보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교회에 돌아왔습니다. 처음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뇌경색과 대장암이 같이 왔기 때문에 위태롭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 후 다른 병원으로 옮겨 무사히 대장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말씀을 전혀 못 하셨는데 지금은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셨습니다.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예상보다 한 달 가량 빨리 퇴원하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최근에는 예배는 물론 성경공부에도 참석하며 은혜를 사모하고 계십니다. 약 3개월간의 치료기간이 저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 시로마 메구미 자매는 지난 4월 오키나와 성서신학교에 입학하여 성실하게 신학 공부에 임하고 있습니다. 성경 원어 등 처음 배우는 학문을 어려워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배워가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교회에서도 찬양팀과 청년부에 소속하여 성장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입학식에 교회 성도들이 참석하여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지난 1월 단기팀 사역 때 처음 오신 70대 어머님도 그 자리에 함께 하셨다는 것입니다. 아직 구도자이지만 순수한 열정으로 하나님 앞에 나오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저희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바울선교회 선교사 수련회(7월 15-19일)에 참석하고자 잠시 귀국합니다. 모든 짐을 내려 놓고 주님 안에서 재충전되는 시간이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해 주세요
- 아이노 교회 성도들이 고난 가운데서 주님을 의지하며 성숙해지도록, 특히 위기에 처한 가정들을 지켜 주시도록
- 신학 공부중인 메구미 자매가 주님의 일군으로 잘 준비되도록
- 코비다 모임을 통해 청소년 전도의 문이 활짝 열리도록
- 구도중인 영혼, 최근에 예배에 참석한 영혼들이 하나님을 만나도록
- 한국어 강좌 멤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알아가도록
- 저희 부부가 주님과 늘 친밀하게 동행하며 영적 분별력이 더하도록
- 곽 선교사 어머님, 김 선교사 부모님의 건강과 복된 삶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