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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의 순례자



◉ 거룩하라고 명령하셨다.

거룩함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한다는(히 12:14) 엄숙한 과제와 아울러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벧전 1:16, 레 19:2)는 하나님께서 친히 내리신 어명의 성취목표를 두고 우리는 주님을 따른다. 장망성(長亡城)에서 탈출한 기독도가 천성을 향해 출발하여 예수님을 영접하는 순간 의롭다 함을 받게 되는 칭의(稱義: Justification)를 얻는다. 거기서부터 천국까지는 성화(聖化: Sanctification)의 과정이다. 그리고 하늘나라에 들어가면 거기는 영광화(榮光化: Glorification)만 있을 뿐이다. 그리스도인은 획기적인 세 가지 분수령을 가진다. 예수님께서도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 하라(마 5:48)고 당부하셨다. 아브라함의 나이 99세의 노령인데도 청춘에게 주시는 훈령을 내리셨다.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 17:1). 강단의 설교자들이 청중을 향하여 “사랑하는 성도들이여!” 하는 표현을 쓴다. 성도를 성 구별해서 부른다면 남자는 성자, 여자는 성녀란 뜻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거룩한 영, 성령이 계시므로 성인이다. 성인이 남자일 때 성자이고 여자일 때 성녀다. 우리 아버지가 거룩한 영이기 때문에 부전자전(父傳子傳)의 원리로 본다면 우리는 그의 신성을 가졌고 거룩한 사람이고 성인이다. 그래서 성도들은 성결을 추구하며 살았다.

사도바울은 세 종류의 사람으로 구분했다(고전 2:14-3:5). 첫째 육의 사람이다. 성령의 일을 받지 않는 사람이다(14). 교회 밖의 불신자와 교회에 출석은 하지만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과 구주로 믿지 않는 자들 모두가 여기 포함된다. 둘째는 육신에 속한 자다. 그리스도 안의 어린아이로(3:1) 구원은 받았으나 미성숙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 자다. 당시 시기와 분쟁 속에 있는 고린도교인을 지칭했다. 어린아이 같은 수준의 신자로 죽을 먹는 단계라 했다. 네 분파로 나눠져 싸웠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령한 자(15)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다. 신령한 자가 되라는 요청이다. 바울 사도는 편지마다 거룩한 삶을 요구했다. 육과 영의 모든 더러움에서 떠나라(고후 7:1).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포로로 묶어) 그리스도에게 복종시키라(고후 10:5).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란다(빌 2:5).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성숙한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충만한 분량의 경지까지 이르기를 원했다(엡 4:11-13). 바울 사도는 서신서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 "그 안에 있다" "주 안에 있다"를 164번 말했다. 예수님 품속에 파묻힌 삶을 동경한 것이다.

 

 

◉ 수도사들은 완덕에 이르는 거룩한 길을 추구했다.

 

청빈(淸貧) 순결(純潔) 순명(順命)을 복음 삼덕(福音三德)으로 삼았다. 수도사들은 교회가 부패하였을 때에는 새롭게 하는 운동을 펼쳤고 박해를 받았을 때에는 교회를 지키는 일에 목숨을 던졌다. 수도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기독교가 존재한다.

 

청빈: 예수님의 삶 자체가 청빈이었다. 성 베르나르드는 청빈하였던 예수님의 삶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예수는 출생에 있어 가난하였고, 생애 동안 더욱 가난하였고, 십자가에서는 최고로 가난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짐승의 우리 외양간에서 태어났다. 그의 요람은 동물의 밥통이었고 침상은 보리 짚이었다. 몸은 노동으로 단련되었고 먹은 음식은 맛없는 보리떡이었다. 임종할 때 입었던 남루한 옷(粗衣)마저 제비뽑아 벗기우고 무덤마저 빌려서 사용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하려 하심이니라”(고후 8:9)

깐시오(1397)는 폴랜드에서 태어나 박사와 교수의 신분으로 목회를 한 지성인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가장 낮은 자의 수준에서 살았다. 가난한 자들에게 자기의 소유를 나눠 주면서 어느 때는 신은 구두까지 남에게 주고 맨발로 집에 온 일도 있었다. 성지와 로마를 순례할 때도 맨발로 다녔다. 하루는 순례 중에 산적을 만났다. "돈을 내놔라!" 있는 것을 다 털어 내 주었다. "이것 뿐이야?" "예" "아주 솔직한데! 생명만은 살려주지" 도적은 떠났고 성자가 한참 길을 가다가 옷 속에 꿰매어 놓고 다니던 비상금이 문득 생각났다. 산적이 떠나간 방향을 향해 쫓아가면서 "여보시오 손님! 아까는 생각이 안 났었는데 여기 돈이 얼마간 남아 있소. 이것마저 받으십시오."한다. 도적의 마음에 남아있던 가물거리던 양심이 드디어 깨어 일어났다. 그 자리에 바로 엎드려 잘못을 크게 자복했다. 그리고 빼앗은 돈을 모조리 돌려주었다.

 

순결: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이라 했다(마 5). 성 베르나르드는 "순결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육적으로는 불결한 생활, 추잡한 쾌락, 관능적 즐거움을 끊는 일이요 영적으로는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본받아 성성(聖性)을 이루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심은 부정하게 하심이 아니요 거룩하게 하심(살전 4:7)이라 했다.

20세기 성자로 불리던 교황 요한 23세의 "영혼의 일기"에 "부디 내 영혼에 틈이 생기지 않기를! 나의 영혼에 거의 알아차릴 수 없으리만치 적으나 나를 배반하여 생긴 조그마한 틈바귀들에 많은 주의를 해야 한다. 그것은 쓸데없는 말이거나, 약간의 자만심이거나, 혹은 일하기 전후에 조급히 드린 기도일 수도 있다" 우리의 육체는 하나님의 궁전이라고 하셨다.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성령이 계시는 성전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고전 6:19 공동) 그러면서 경고를 내리셨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전 3:17) 소돔과 고모라는 음란의 절정으로 불벼락을 맞아 소멸되었다. 양심의 책망을 받는 즉시 손을 털고 회개해야 한다. 순결 서약이 되살아나야 한다.

 

순명: 인간은 불순종 때문에 창조주께로부터 멀어졌고 저주를 초래했고 죽음까지로 이어졌다. 첫 아담이 걸어간 불순종의 길로 가는 자는 아직도 그리스도 밖의 사람이다. 예수님의 모습을 따라야 한다.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8) 예수님은 영웅적 복종을 하신 분이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이셨지만 고난을 겪음으로써 복종하는 것을 배우셨습니다."(히 5:8 공동) 어느 날 프랜시스 성인이 제자 프라뗄 루피노에게 앗시스로 가서 설교하라 명령했다. 말 재주가 없는 그는 사양했다. 선생은 재차 명을 내렸다. "명령에 순종치 않았으므로 가서 팬티 하나만 입고 옷을 벗은 채 설교하라."했다. 순종의 마음으로 가서 성당에 들어가 옷을 다 벗은 채 설교했다. 사람들이 낄낄대며 고행을 너무 하더니 머리가 돌았다고 비웃었다. 가혹한 명령을 내린 선생은 이제는 스스로 자신에게 내렸다. "남에게 명령한 것을 너 자신도 실행하라." 제자가 설교한 성당에 찾아가 자기도 팬티만 입고 설교를 했다. 충격적인 감동을 받은 앗시스의 거리가 큰 반성과 눈물에 젖었다. 예수님에게는 "예"만 있었다. "나와 실루아노와 디모데가 여러분에게 선포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예'이시며 동시에 '아니오'도 되시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는 '예'만 있을 뿐입니다."(고후 1:19)

어느 원로는 죽은 나무를 땅에 심고 난쟁이 요한 교부에게 날마다 뿌리 쪽에 나무의 열매가 맺힐 때 까지 물을 주라고 명령했다. 샘이 너무 멀어 저녁에 물 길러 가면 아침에나 돌아오는 길이지만 죽은 나무에 열심히 부었다. 3년이 지난 후 그 나무에 드디어 싹이 돋아나고 열매가 맺혔다. 원로는 그 열매를 따서 형제들이 모인 곳에 가져 와서 말했다."이 순명의 열매를 먹게나!". 마르꼬라는 제자가 실베스텔 교부의 특별한 사랑을 받자 다른 11명의 제자들은 불평했다. 어느 날 방문 앞에 가서 노크하면서 제자들을 불렀지만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마르꼬는 이름을 부르자마자 나왔다. 마침 글씨를 쓰고 있는 중이었는데 마지막 글자인 오메가(ω)를 다 쓰지 못한 채 튀어 나왔음을 발견하고 잠잠했다고 한다. 신클렉틱 성녀는 "공동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고행보다는 순명을 더 좋아합니다. 고행은 교만의 안주인이지만 순명은 겸손의 하녀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원로는 "하나님께서는 회개하기 시작하는 사람에게 순명이라는 노고 외에는 달리 아무것도 찾지 않으신다." 말했다.

어떤 교부가 하늘에 있는 네 무리의 성인을 보았다. 그중 다른 사람보다 가장 더 큰 영광을 누리는 사람이 있어 이유를 물었다. 첫 번째 병들어 있어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사람, 두 번 째 손님 접대와 봉사 잘 하는 사람, 세 번째의 사막에 홀로 사는 수도자들은 다 자기의 의지와 신앙으로 하지만 네 번째 순명하는 사람은 자기 의가 전혀 없는 영적 아버지의 의지대로 살기 때문에 가장 큰 영광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


 

◉ 성화에 대한 견해(Five Views on Sanctification 김원주역)

 

다섯 명의 저자가 감리교 입장에서, 개혁주의 입장에서, 오순절교회 입장, 캐직파 입장 그리고 어거스틴적 세대주의 입장에서 성화를 설명한다.

 

♣.성화를 과거, 현재, 미래의 세 단계로 가르친다. 성화는 그리스도께서 이미 완성하신 사역으로 세상과 구별된 상태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과거의 일이다. 성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장차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에 절정에 이르므로 미래의 일도 된다.

♣.신자들이 자신이 경험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도록 애써서 성화의 아름다움을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규율을 지키고 매일 악을 버리고 의의 길을 택하는 어려운 결단을 해야 한다.

♣. 신자들이 자신의 죄와 맞서 싸우는 이 과정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승리할 것을 성경이 약속한다는 사실이다. 웨슬리의 완전성화의 교리도 독특하다. 완전성화에 이르면 죄를 짓고자 하는 성향이 사라지고 타고난 내적 반역에 대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싸움이 끝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부분도 있을 것이나 우리의 추구할 높은 이상을 세울 수 있다. 대부분 궁극적 성화는 천국에, 하나님 앞에 가기 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 달려가는 것이리라.

 

결정적인 성화와 점진적인 성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해진 자들"(고전 1:2)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받았느니라."(고전 6:11) 선언하심은 단번에 결정적으로 의로워짐을 나타내는 말씀이다(순간적인 성화. 신분상의 성화). 신자들을 ‘거룩해진 자들’(행 20:32, 26:18)이라 했다.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의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의 몸이 죽어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노릇 하지 아니하려 함이니"(롬 6:6) 신자는 취소할 수 없는 자리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죄와의 결별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와의 새로운 연합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함께 죽었고 요셉의 동산에서 살아나셨을 때 그와 함께 살아난 것이다.

그러면서도 성화는 점진적이다. 죄와 결별했으나 계속해서 죄와 싸워야 한다. 성령의 힘을 통해서만 싸울 수 있으므로 죄와의 싸움은 성화의 한 면으로 이해해야 한다.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롬 8:13)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 3:5) 그리스도인들은 선으로 악을 이기기 위해 적극적이어야 한다.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계속해서 순결하게) 하느니라."(요일 3:3) 계속해서 순결하게 한다는 것은 계속적인 성화를 암시한다. 단번에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을 입었지만(결정적인 성화) 새 사람은 계속해서 새로워져야 한다(점진적 성화). 전인적 성화다.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엡 4:15) 그리스도인은 전적으로 새로운 존재이지만, 아직 전적으로 새롭지 않은 존재로 보아야한다. 내적 성화를 위한 수단도 충분히 주셨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피와 성령 그리고 영감 된 하나님의 말씀 66권이다.

성화의 목표도 두 가지다. 성화의 최종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이다.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엡 1:6) 동시에 그리스도를 닮게 하려 함이다.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롬 8:29)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와 닮은 자들이 될 것이므로(요일 3:2) 지금부터 그를 닮아 가는 것이다. 천국에 있는 자들을 보니 모두 예수님을 닮았더라(선다싱).

 

 

◉ 거룩한 길잡이

 

"백리향(thyme)이란 꽃 속에서 일하는 벌들을 보라. 그 꽃 속에는 매우 쓴 즙이 들어 있는데 벌들이 그것을 빨아들여서 꿀로 만든다. 벌들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 세속의 사람들이여 경건한 사람들이 금욕적인 삶을 통해 쓰디쓴 맛을 경험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삶을 통해 그 쓴 것들을 달콤하고 맛있는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순교자들은 경건한 사람들이었기에 불이나 화염이나 바퀴나 칼이 그들에게는 꽃과 같고 향기와 같았다. 경건으로 인해 가장 잔인한 고문과 심지어 죽음까지도 그토록 달콤한 것으로 바꿀 수 있다면, 덕스런 행동을 위해선,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프랜시스 드 살레.Francis de Sales 1567-1622. 파리)

 

 

◉ 어거스틴 어머니 모니카의 경건한 삶(어거스틴 참회록에서)

 

어거스틴의 잉태는 하나님만 참 소망이라는 철저한 신앙의 태속이었기에 그때부터 십자가로 인침을 받고 주의 소금으로 절여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타락하여 걷잡을 수 없는 방탕의 늪에 깊이 빠졌을 때 아들을 위해 18 년간 기도의 싸움을 하시었다. "나의 어머니 모니카는 다혈질적인 남편과 살면서도 한 번도 남편에게 매 맞은 적이 없었다. 가정불화로 시끄러운 일도 없었다. 어머니의 입에서 남편을 비난하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었고 남편을 싫어하는 얼굴빛을 본 적이 없었다. 여인들은 어머니의 순탄한 가정생활과 인내의 비결을 물었고 그대로 실천한 여자들은 좋은 결과를 얻었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계속 고통 속에 살았다. 사람들이 내뱉는 험담을 듣고는 절대 한쪽 말을 다른 쪽으로 전하는 일 없이 항상 부드럽게 조정하여 원수지간을 화해하게 만들었다. 남편과 아들의 구원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녀는 가정이 주님 품으로 돌아온 아름다운 모습을 기어코 보시고 타향에서 숨을 거두시며 여기에 묻으라 하셨다. 서글퍼하는 아들들에게 <너희들이 어디를 가든지 주의 제단 앞에서 항상 너희를 위해 기도하는 내 모습을 항상 기억하여라> 말씀하신 후 남편 무덤이 있는 고향에 묻히실 생각을 접으시고 낯설고 먼 타향에서 56세의 나이로 천국에 가셨다.“

 

 

◉ 사람들이 나의 심판권을 빼앗아 갔다.(사막교부들의 금언)

 

♥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한 수녀가 수도원 안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부엌에서 나오는 법이 없었고 스스로 모든 시중을 도맡아 했다. 넝마조각을 머리에 쓰고 천한 모습으로 봉사활동을 하였다. 다른 수녀들은 삭발한 머리를 단정한 모자로 가리고 있는 것에 비해 천덕꾸러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400명의 수녀 중에 아무도 그가 식사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고 평생에 식탁에 앉지 않았다. 식탁을 닦을 때나 다른데서 나오는 쓰레기 같은 빵부스러기를 주워 먹었기 때문이다. 평생 불평하는 말 한마디 없이 질시 속에서도 참고 오로지 과분한 봉사 속에서도 치욕스러운 악한 소행을 다 소화하였다.

그때 한 천사가 삐오떼리어스라는 성인에게 나타나시어 책망했다. "어째서 너는 자신을 뭔가 그럴듯한 사람으로 생각하느냐. 네가 사막에서 수도생활하기 때문이냐. 너보다 거룩한 한 여인을 보겠느냐. 타벤에 있는 수녀원으로 가 보아라. 거기서 너는 머리에 관을 쓴 수녀를 볼 것이다. 그녀는 혼자 그 수녀원의 전체 대중과 밤낮으로 투쟁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마음은 한 번도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적이 없다. 그러나 너는 사막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있지만 마음과 생각으로 온 도시를 돌아다니고 있지 않느냐."

그는 즉시 그 수녀원으로 향했다. 그는 이름 높은 수도사였고 천사처럼 덕이 출중한 사람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곧 허락을 받고 수녀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모든 수녀를 보고 싶다고 청하여 보았으나 보고 싶은 수녀는 볼 수 없었다. "모든 이를 다 나오게 하시오. 누군가 빠진 것 같소." "부엌에 한 자매가 있으나 그는 미쳤답니다." 그 자매를 불러오라 했다. 넝마조각을 머리에 얹은 수녀를 보자 그녀의 발치에 몸을 엎드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오." 이제 그녀도 그 앞에 엎드려 "나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하며 엎드렸다. 모든 수녀들은 크게 놀라며 사제에게 아뢰었다. "사부님! 그토록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지 마십시오. 보시고 계신 여자는 미친 여자입니다." 사제는 엄숙히 말한다.

"미친 것은 당신들이오. 이 자매는 나와 당신들의 원장님이오. 천국에서는 위대한 영성의 사람들에게 그런 호칭을 붙여 주는 것이오." 이어서 간구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제게 자비를 베푸시어 심판 날에 이 자매만큼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도록 해주시기를!" 모든 수녀들이 일제히 그 수녀 앞에 엎드려 자기들의 죄를 자백했다. 접시를 닦은 더러운 물을 그 수녀에게 퍼부은 사악함을 자백하는 사람, 그 성녀의 따귀를 때렸다는 사람, 그의 코에 겨자를 쑤셔 넣었다는 사람, 그날 울면서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기를 자복했다. 사제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한 후 그곳을 떠났다. 며칠이 지나자 성녀는 그 명성을 감당할 수 없어서 아무도 모르게 수도원을 떠났다. 어디로 갔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그 무엇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 두 수도사가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서 하나님의 은총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어떤 금요일, 그중 한 사람이 수도원에서 나오다가 아침부터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에게 "금요일인데, 이 시각에 식사를 한단 말인가?" 그 이튿날 여전히 예배(미사)에 참석한 중에 하나님의 은총이 그 수도사에게서 사라졌음을 동료가 알아 차렸다. 슬퍼하다가 독방으로 돌아온 후 물었다. "형제여 무슨 일이? 하나님의 은총을 이전같이 볼 수 없게 되었으니." "죄 되는 언동을 한 일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무슨 나쁜 말을 한 적도 없었고요?" "아! 있어요. 누군가 금요일에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런 시각에 식사하느냐고 말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이 내 죄입니다." 이 주 동안 죄를 용서해주시도록 같이 기도합시다." 드디어 하나님의 은총을 회복했다. 예민한 성화의 세계다.

 

♥ 주기적으로 성찬을 베풀려고 오는 사제가 있었다. 어느 날 그에 관한 나쁜 비행을 듣고 격분하여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그때 한 음성이 들려왔다. "사람들이 나의 심판을 빼앗아 갔구나." 황홀경에 잠겨 황금 우물 같은 것을 보았다. 황금 두레박이 있어 나병환자도 길어 오는 것을 보고 맛있는 우물물을 먹을까 결정할 수 없었다. 다시 음성이 들린다. "왜 우물물을 마시지 않나. 물을 긷는 자가 누구면 어때? 그의 직책은 다만 두레박에 물을 채워 항아리에 붓는 일이 아닌가." 깨달은 그는 다시 돌려보낸 사제에게 사죄하고 성찬을 거행해 주도록 간구했다.

 

♥ 세속을 버리면서 자기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사람이 있었다. 얼마는 남겨두고 안토니오 교부를 찾아갔다. 그 사실을 안 원로는 "자네가 수도자가 되고 싶거든 마을로 가서 고기를 사게. 옷을 벗고 맨 살에다 그 고기를 몸에 부친 후 다시 오게" 했다. 오는 도중 개와 새들이 몸에 붙은 고기를 먹으려고 그의 몸을 발기발기 찢어놓았다. 상처투성이인 몸을 보여 주었다. 안토니오는 정중하게 말했다. "세속을 버리면서도 돈을 갖고 있기를 원하는 사람은 악마들이 그를 공격해 무자비하게 찢는다네." 마귀가 즐겨먹는 먹잇감을 사람들마다 제각기 가지고 있다. 어느 수도사가 수치스러운 생각이 자꾸 떠올라 원로에게 상담했다. "나로선 결코 투쟁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다. 이유를 간절히 물었다. "내가 수도사가 된 이후 빵을 실컷 먹어 본 일이 없고 물을 배불리 마셔 본 적도 없어. 잠도 실컷 자 본 적도 없지. 결핍이 주는 고통 때문에 불선한 생각들이 내 몸에 붙어 있을 수가 없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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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거룩한 순례자의 길, 같이 걷겠습니다 - 5.사랑의 순례자 file 깡통 2013.12.07 1433
39 거룩한 순례자의 길, 같이 걷겠습니다 - 4.찬송과 감사의 순례자 file 깡통 2013.12.07 1238
38 거룩한 순례자의 길, 같이 걷겠습니다 - 3.겸손의 순례자 file 깡통 2013.12.0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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