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K 학습캠프를 마치고
아랍은 여름에 60도 가까이 오르거든요
성유진/국어교사(전주제자교회)
저는 이번 MK 학습 캠프에서 MK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습니다.
첫 시간에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읽었는데, 625전쟁을 일본과 우리나라와의 전쟁으로 알고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MK들에게 한국 역사와 언어, 문화 등 많은 것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학습 캠프가 MK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34도가 넘는 찜통더위로 힘들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덥지 않니?”라고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랍에서 온 한 아이가 “제가 있는 곳에 비하면 추워요. 아랍은 여름에 60도 가까이 오르거든요”라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선교사님뿐만 아니라 MK들이 낯선 기후 환경과 문화 속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지가 느껴졌습니다.
머나먼 곳에서, 오직 복음을 위해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삶까지 하나님께 드린 선교사님들을 생각하니, 여전히 많은 것들을 누리며 안락한 삶을 살면서도 감사하기보다 불평하기 일쑤였던 제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서울 토박이인데, 결혼하면서 남편을 따라 전주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늘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 ‘외롭다’는 말이었습니다. 고작 차로 3시간 거리에 친정이 있고, 기껏해야 아이를 딱 한 명 기르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비행기로 몇 시간이나 걸리는 이국에서 도움받을 친지들이 거의 전무한 곳에서, 아이를 하나도 아니라 적어도 둘, 셋씩 키우시는 선교사님들께서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드실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허은영 선교사님께서 하나님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선교사님 자신의 아이들을 하나님께 맡기셨고,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잘 길러주셨다는 간증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MK 캠프는 선교사님들께 큰 힘과 위로가 되는 사역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사역에 아주 작은 모양으로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저에게 은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헌신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열정을 보여주시고, 여러 모양으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을 통해 어떻게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는지 보게 하시려고 저를 동참시키셨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냥 제가 있는 자리에서, 늘 하던 일을, 아주 잠깐의 시간을 내서 했던 것, 그것이 선교사님들께 힘과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것만으로 참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 은혜 가운데 초청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