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주님, 사랑만 중동사슴가족이야기(3월)
거룩한 정렬
예전에 어느 권사님으로부터 추석 때 큰 배 하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한 입 배어 물고 싶을 정도로 단내가 물씬 풍기는 그 배를 저는 한 입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다 썩어서 버려야 할 때까지 제 책상 앞에 놓여 있던 그 배는 지금도 제 가슴 속에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증거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길에서 야채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시던 권사님이 주신 그 배를 어떤 마음으로, 어떤 정성으로 주셨는지 알았기에 도저히 먹어서 없앨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할 수 만 있다면 오래오래 제 책상 앞에 두고 그 사랑을 더 누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동역자님들이 보내주신 정성과 그 내역서를 보면서 그 때 권사님이 주셨던 사랑의 배가 떠올랐습니다. 지금처럼 어려운 때 이 사랑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사장님들과 동역자님들의 얼굴을 한분, 한분 떠올리며 그저 감사로, 눈물로 마음을 모으게 하십니다.
저희가 있는 이곳도 모스크와 공항폐쇄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그래서 3월 한달 말씀과 기도를 통해 아버지께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몇 시간 이었던 것이 나중에는 하루 종일 아버지 앞에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이 시간을 허락하신 아버지께서는 제 마음 속에 감춰져 있던 영적 사각지대를 조명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시선을 더 의식하여 아버지가 아닌 사람의 눈치를 보며 마치 사울과 같이 아버지 나라가 아닌 나의 나라를 세워가는 종교배우로 살아 가는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주께서 웃사를 찢으셨으므로 다윗이 기쁘게 여기지 아니하니라...(삼하6:8 KJV흠정역)” 20년 동안 법궤를 맡아서 살았던 아비나답 집안의 아들 레위인 웃사가 법궤를 만짐으로 찢어져 죽임 당했습니다. 그의 비참한 죽음은 어떻게 법궤를 옮겨야 하는지 알면서도 하나님 아버지를 경외함이 무뎌져 바벨론의 방법대로, 세상의 유행대로 법궤를 옮긴 무서운 결과였습니다. 웃사가 죽은 날 다윗 또한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아닌 다윗의 기쁨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면 아버지가 기뻐하겠지? 많은 것을 준비하고 광적일 정도로 “열심” 이었지만 정작 아버지의 마음을 살펴보지 않았던 다윗과 같이, 20년간 법궤를 모시고 살아 오면서 정작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 무감각해져 버린 웃사와 같이 아버지의 마음은 온대 간대 없이 나의 마음만 살피는 나를 숭배하는 가증한 저의 속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이번 우한 코로나가 기존의 세계를 유지하던 체제를 모두 무너뜨렸고, 이후의 세계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달라져야 할 것은 바로 저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매일 오후에 축구를 하던 아이들도 나오지 않는 이곳은 유령도시처럼 마지막 때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그 날에 저의 중심이 지금과 같으면 안되겠다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으로 부르신 부르심을 회복시켜 달라고 부르짖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뜨거운 마음과 눈물을 다시 허락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각자의 부르심을 회복하는 사람들과의 연합을 보게 하시면서 거룩한 정렬에 대해 말씀해 주셨고, 새로운 아버지 나라를 꿈꾸게 하셨습니다. 이곳의 모든 상점은 거의 문을 닫았고, 어제 관공서도 재택근무로 전환한다는 소식에 이어 오늘은 시민들의 움직임까지 봉쇄했습니다. 이제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없게 되어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할 수 없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습니다. 상황은 매일 안 좋아지지만 저의 마음은 더욱더 아버지의 마음을 갈망하게 하십니다. 모든 것을 멈추게 하셔서 아버지를 바라 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신 이때 한 영혼이라도 더 아버지께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마음 모으게 하십니다. 지금 아버지의 원수가 뉴스를 통해 분노를 조장하거나 거짓 즐거움을 통해 마음을 빼앗으려고 우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고 있는 이때에 아버지의 자녀들이 그 부르심에 순종하여 다시 마음으로부터 말씀의 자리, 기도의 자리,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자리인 진정한 삶의 예배를 탈환하는 거룩한 정렬이 이루어 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함께 두 손 모아 주세요!
"그 모든 것들을 내 손이 만들었으므로 그 모든 것들이 존재해 왔느니라 주가 말하노라
오직 나는 가난하고 통회하는 영을 가진 자, 내 앞에 떠는 자를 보살피느니라" 사 66장2절
- 시간의 밖에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아버지께로 열방의 하나님의 자녀들이 경외하는 마음으로 돌이켜 거룩하게 구별된 삶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새롭게 거듭나는 거룩한 정렬이 일어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