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쉽게 읽는 죄와 유혹
존 우웬 지음/생명의 말씀사
서평 : 서승학 선교사
‘나는 교회라는 배를 폭풍의 바다에 두고 떠납니다. 그러나 위대한 선장이신 하나님이 계시기에, 배 밑창에서 노 젓는 나 같은 사공 한 사람이 사라진들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입니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이 땅을 떠났던 존 오웬은, 당대의 위대한 신학자이자 목회자였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도 가장 영향력 있는 최후의 청교도 신학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존 오웬에 의해서 쓰인 세 권의 책을 축약해서 내놓은 책이 바로 “쉽게 읽는 죄와 유혹”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백하는 것은 이 책의 제목처럼 “쉽게 읽는 죄와 유혹”이 아니라 결코 “쉽게 읽을 수 없는 죄와 유혹”이라는 것입니다.
존 오웬은 신자 안에 거하는 죄에 대해 말합니다. 그 죄가 내주하는 현실, 죄의 본질, 생각을 기만하고, 감성을 유혹하는 죄와 의지를 끌어내는 죄, 그리고 신자의 삶에 침투하는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매 장을 넘기면서 죄가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지 그리고 나 자신이 얼마나 철저한 죄인인지 자각시켜주고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순간순간마다 책을 덮고 죄를 고백하며, 자비로운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만 했습니다. 나의 내면에 숨겨진 죄가 자리 잡고 있는 벌거벗은 모습을 드러내야 했습니다. 예리한 칼날로 해부당하는 아픔을 견뎌야 했습니다. 훌륭한 영성과 지성을 갖춘 바울과 같은 선교사님도 선을 행하기 원하는 자신에게 악이 함께 있음을 고백하며 탄식했는데, 하물며 나 같은 존재는 더 악한 죄인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성경은 렘 2:19에 “네 하나님 여호와를 버림과 네 속에 나를 경외함이 없는 것이 악이요 고통인 줄 알라”고 하십니다. 죄를 지을 때마다 하나님을 저버리고, 하나님을 저버리는 것이 악이며 고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말씀입니다. 다윗은 밧세바와 동침한 후에 선지자 나단으로부터 죄를 지적받고 하나님께 통회자복하면서, 시 51:11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다윗은 알았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라고 고통 가운데 울부짖으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분리됨은 예수님께서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하늘 아버지와의 친밀한 교제가 중단되는 고통입니다. 우리의 죄 때문입니다. 죄인들을 대신해서 죄를 짊어지셨기 때문입니다.
죄는 하나님과 우리를 분리시킵니다. “죄는 영혼에 은밀히 침투해 들어와 점차 악에 무감각하게 만듦으로써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죄는 진리를 왜곡시켜 우리를 현혹함으로써 다시 한번 죄를 짓도록 유혹합니다. 그 유혹을 좋게 여기는 순간 곧 치명적인 독으로 변하고, 죄에 부주의해지면 죄의 독소를 의식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나는 나 자신이 죄인이었고, 지금도 늘 죄인임을 자각하고, 앞으로도 죄인이 될 수 있음을 늘 긴장하며 기도하며 회개해야 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날 도덕적 상대주의와 왜곡된 관용을 부르짖는 사회적 분위기에 깊게 물들어 있는 교회를 바라보면서 오웬처럼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죄의 부패한 본성을 진지하게 받아드리고, 죄악으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나타내는 최고의 계시이며 죄사함의 근거가 되는 십자가의 복음을 선포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을 회복하는 것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