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에 실린 글입니다)
이진휘(소천 당시 70세) 목사 소천 10주기를 맞아 아들 이요섭 목사가 회고록 ‘나의 갈 길 다가도록’을 예빛서원에서 펴냈다. 이 목사는 평생 구제와 선교에 앞장서서 어려운 이웃과 교회를 도왔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목회를 해온 목회자로 전주안디옥교회 이동휘 목사의 형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948년 조선신학교(현 한신대학교)를 졸업한 후 전주 신상교회,군산 대야 지경교회,군산 성광교회에서 봉직했다. 이중 마지막 목회지였던 군산 성광교회에서 38년동안 목회하며 기장 교단의 대표적인 교회로 뿌리내리게 했다.
46년 동안 성직에만 헌신한 이목사의 목양은 사실 청소년 시절부터 시작됐다. 초등학교시절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그는 15세가 된 후부터 고향의 구정교회의 구역예배를 인도했으며 16세에 집사가 된 후 실질적으로 교회를 이끌었다. 부친 이보련 장로를 도와 주일학교를 비롯 주일저녁,수요일 저녁설교까지 도맡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생전에 국내 22개 교회,해외에 4개 교회를 세웠으며 교단을 구분하지 않고 50여 교회를 후원했다. 특히 이 목사의 장녀 이미화 선교사가 사역하는 중남미 벨리즈에 기도원과 교회를 세우는 일에 동참,원주민 선교에도 헌신했다.
그는 전라도 지역에서 기장 교단의 가장 큰 교회를 담임하면서도 끝까지 노회장이 되길 거부했다. 자신을 노회장으로 세우려는 성도들의 뜻을 알고 피하기도 했다. 또 드러나지 않게 소외된 이웃들을 도왔다. 가난한 성도들에게 성미를 전해줄 때는 성미 포대에 생활비가 든 봉투를 넣어주기도 했다.
저자 이요섭 목사는 “생전에 아버지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을 드러내는 설교집이나 서적 발간을 거절해왔다”며 “아버지의 신념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과장없이 일어났던 일을 그대로 옮겼다”고 말했다. 회고록 제목은 이 목사가 생전에 애송하던 찬송 ‘나의 갈 길 다가도록’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