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이야기
다시 쓰는 꽃밭 이야기
허은영 선교사(본부 MK국장)
한국의 5월은 장미의 계절입니다. 이렇게 장미가 만발하는 계절이면 마음으로 여름을 준비하며 강렬한 태양 빛이 물들이는 장미꽃을 즐겨야 합니다.
세상이 하나의 아름다운 꽃밭이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눈 부신 햇살에 꽃들이 수줍어하고 생명이 꿈틀대며 각자의 칼라를 자랑하고 뽐내는 하늘의 축복이 가득한 꽃밭 말입니다. 향기의 존재를 나비의 날갯짓으로 알아채고 바쁘게 움직이는 벌들의 행렬이 꽃밭의 축복을 눈치채게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을 기억하며 얼마후 다시 찾아갔더니 시들어지고 꺾이고 말라서 흉측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꽃밭에 난입한 동네 유기견들의 배설물의 더러운 악취와 파리 떼에 놀라 뒷걸음질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원래 지으신 아름다운 꽃밭인 이 세상에 다른 흉한 것들이 들어와서 세상의 다양한 영역들을 망가지게 한 것입니다. 교육 영역,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등이 망가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망가진 꽃밭을 그대로 보는 것이 비전입니다. 보되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망가진 꽃밭을 보는 순간 원래 아름다웠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비전은 이중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원래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생생히 떠올리며 지금의 추함에서 오는 간격이 비전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 비전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 사명입니다. 사명은 역할입니다. 누군가는 꽃밭을 청소하고 누군가는 다시 꽃을 심고, 누군가는 물을 주고 또 누군가는 푯말을 만들어서 개들을 데려오지 못하게 하는 각자의 역할 말입니다. 자신의 재능에 잘 어울리는 역할을 찾아서 거룩한 개입을 하는 것입니다. 소명은 영어로 Calling이라고 합니다. 꽃밭에 관계하는 행동들의 원인이 모두 하나님께 있다는 고백입니다. 망가진 꽃밭을 보고 정의감이 불타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며 느껴지고 생각되는 것들이 하나님의 마음이고 하나님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의 마음에 당신의 마음을 주시고 나의 몸에 당신의 재능을 부어 주셨다는 고백이 소명입니다. (소명으로 이야기를 바꾸다 중)
성경에 등장인물들은 모두 그 시대의 망가진 꽃밭을 보고 원래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그 밭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고 감사했습니다.
바울선교회 권역별 MK수련회 서남아 인도차이나 권역과 아프리카 권역은 MK들이 하나님의 아름다웠던 꽃밭을 상상하며 자신의 역할을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망가진 종교계, 교육계, 사회계, 기술계, 과학계 등 곳곳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면서 그것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안타까움과 애타 하시는 거룩하신 하나님 마음에 공감하며 같이 아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메리카권역으로 떠날 채비를 합니다. 무너지고 망가진 세상의 구석구석을 바라보시며 아파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MK들도 함께 느끼며 다시 아름다운 꽃밭으로 회복시킬 꿈을 꿉니다.
세상이라는 꽃밭을 가꾸는 사랑이 능력입니다. 처음엔 내가 십자가를 그러나 나중에는 십자가가 나를 견인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