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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칼럼]'사과'는 '사람다움'의 '아름다운 표현'이다 | 전형구 국제본부장
BY 관리자2015.08.21 19: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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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사람다움'의 '아름다운 표현'이다
 

 

전형구 선교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지난 8월 14일 오후 6시, 전후 70년을 맞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쿄 총리 관저에서 담화를 발표하였으나 예상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담화는 당초 쟁점이 됐던 ‘반성과 사죄’란 표현을 넣었지만 과거 정권의 방침을 계승한다고 하는 간접화법에 그쳤다. 아베 총리가 담화를 발표하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의 희석된 사과는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외교 전문가들은 담화의 진정성을 의심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베 총리의 전후 담화에 대하여 일본 아사히 신문은 ‘무엇 때문에 냈는가’라는 제목의 15일자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담화는 전후 70년 역사 총괄로서 극히 불충분한 내용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이 담화는 낼 필요가 없었다. 아니 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아베의 사죄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15일 도쿄 부도칸 (무도관)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한 아키히토 일왕은 “앞선 대전(大戰)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발언하여 전날 3인칭 시점의 과거형 사과에 머문 아베 담화와 대비되는 발언에 국내외 언론이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아키히토 일왕이 조용히 아베 총리의 반대편에 섰다”고 보도했고, 로이터통신은 “미묘한 힐책”이라고 풀이했다. 홍콩 대공보는 16일자 1면에서 “일왕이 암묵적으로 아베를 비판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아베 신조 총리와 같이 사과를 모르는 비양식적인 사람도 있지만 많은 지식인들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 등 진솔한 반성과 사과를 표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지난 8월 12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일제가 만든 ‘서대문 형무소’를 찾아와 과거 일제 만행에 대해 사죄하고 한국 순국선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 전∙현직 총리 중에 한국 독립운동 관련 시설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나치 시절 유태인을 600만 명이나 죽인 독일은 1970년 12월 7일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태인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였다. 최근에 앙골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다하우 나치 수용소 유적을 방문하고 벽에 헌화하고 머리를 숙였으며 휠체어를 탄 93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막스 만하이머와 함께 비극적인 현장을 둘러보고 “나는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의 방문 시간은 15분에 불과했지만 빌리 브란트의 ‘바르샤바의 무릎꿇기’에 버금가는 ‘다하우의 고개 숙이기’로 기억될 것이다. 독일은 사죄로 끝내지 않고 학교의 교과서를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교육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수 많은 피해자들에게 최선을 다해 보상하는 모습을 보임으로 독일은 진정으로 과거사를 반성하고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품격 있는 국가로 국제사회에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시아인들에게 진솔한 사과는 커녕 왜곡된 교과서를 통해 자신들은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라고 교육하고 있으며 피해자인 위안부를 위한 보상도 거절하여 세계를 분노케 함으로 정신적 후진국으로 전락되어 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사과하기를 싫어하는가? 대개 사과는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수치로 생각하거나 ‘먼저 사과하면 상대방에게 지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나 오히려 사과는 사람다움의 아름다운 표현이다. ‘멋지게 사과하는 방법 80가지’라는 책에서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짐승들은 반성할 수는 있지만 사과는 못한다고 한다. 사과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1. 사과의 아름다움
 

 

(1)사과는 갈등과 위기해소를 위한 도구이다.
 

 

미국 정신과전문의 아론 라자르는 100여건의 사과 사례를 분석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 “사과는 갈등과 위기를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부간의 갈등이나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 회사에서 동료간의 갈등, 이웃간의 갈등, 교회에서 신자간의 갈등이나 목회자와 신자간의 갈등의 해결 방법은 서로의 잘잘못을 가리지 말고 누군가가 한쪽이 먼저 사과하는데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공동체는 계속 갈등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혹시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여겨지더라도 “이번 일은 나의 책임이 크네요. 내가 많이 미숙헀어요. 미안해요”라고 먼저 사과하면서 손을 내밀면 상대방은 “아니요 오히려 내가 미안해요”라고 반응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공동체의 갈등의 해소와 위기의 극복을 위해 “먼저” 사과의 손을 내미는 것이 사과의 미덕이다. 성경은 “서로 사랑하라” “서로 용서하라” 고 되어 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친히 화목제물이 되신 예수께서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고후 5:18)을 주셨다. 화목의 비결은 사과에 있다. 상대가 사과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사과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2)사과는 리더의 덕목이다.
 

 

‘쿨하게 사과하라’라는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과는 리더의 언어이며, 존경과 신뢰를 받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다.” 오늘날 교회나 선교회의 리더들의 중요한 과제로서 영성과 함께 놓쳐서는 안되는 것은 인성이다.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인 사과는 영성이 아니고 인성이다. 교회나 다른 공동체의 리더들은 대개 사과를 꺼려한다. 왜냐하면 사과는 리더로서의 권위와 명예, 리더십에 손상이 가게한다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신자들은 사과하는 리더들의 용기에 더욱 존경하지만 반대로 명백하게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하지 않는 리더들을 존경하거나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리더는 늘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발견되면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제가 잘못했습니다” 라고 사과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주저해서는 안된다.
 

 

 
 

 

2. 사과의 법칙
 

 

중앙일보에 ‘성공하는 사과의 법칙’ 6가지가 기재된 적이 있다.
 

 

(1)빠르게 인정하라.
 

 

사과는 빠를수록 가산점이 붙는다. 느린 사과는 지켜보는 자들의 분노를 키운다.
 

 

(2)’하지만’, ‘다만’, ‘그러나’를 빼라.
 

 

사과문에 효과를 반감시키는 변명 섞인 말들 ‘하지만’ ‘다만’ 그러나’를 버려야 한다.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하겠다”는 투의 조건부 사과는 사과받는 사람의 감정을 더욱 상하게 한다.
 

 

(3)대책을 밝히라.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실행 계획을 함께 담아야 제대로 된 사과가 된다.
 

 

(4)용서를 구하라.
 

 

진심을 담아 “용서해 달라”고 하라. “미안해”보다 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효과적이다.
 

 

(5)행동하라.
 

 

상황 모면을 위한 사과는 악재가 돼 돌아온다. 말뿐인 사과는 곧 들통난다.
 

 

(6)사과 후에도 진행상황을 널리 알리라.
 

 

잘못을 되새기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개선의 정도를 알려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우리의 가정 안에서 부부간에, 부모와 자녀간에, 권역과 지부 안에서 선교사 동료간에, 선교 현지에서 현지인과의 관계에서 여러가지 사유로 갈등이 일어나고 때로는 그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 그러한 갈등과 위기의 해결방법 중에 하나는 서로 사과하는 것이다. 사과는 “네가 먼저”가 아니라 “내가 먼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니 나는 전혀 잘못이 없는데 왜 내가 먼저 하는가? 그것은 바보가 하는 짓이다. 상대가 잘못했으니 상대가 먼저 사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예수님을 먼저 사랑했는가? 아니면 예수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는가? 명백히 잘못을 저지른 상대가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내가 먼저 사과의 손을 내밀어 보자. 이것이 서로 사과하는 방법이다. 부부간에, 동료간에, 형제간에 그렇게 해보자.
 

 

건강하고 행복한 바우리는 용기있는 사과를 통하여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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