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이야기  / Mission Story
[칼럼]위기에 빛나는 바우리 | 송00 선교사
BY 관리자2021.12.28 14: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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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리 칼럼

위기에 빛나는 바우리

글·송00 선교사(중동 E국, 중동 권역장)

 

다시 세상의 모든 문이 닫히고 있다. 숫자로 70이라는 뜻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하여 잠시 열렸던 카페, 영화관, 음식점, 학교 그리고 교회 문이 닫히고 있다. 두세 번씩 백신을 맞고 마스크로 입과 코를 틀어막아도 별도리가 없어 보인다. 인류의 마지막 방어벽인 최신형 백신마저 뚫리니 다들 공포를 넘어 무기력과 우울증으로 못 살겠다, 죽겠다 아우성이다.
세계적인 바이러스 전문가들조차 절망과 희망을 뒤섞어 내놓는다. 

 

교회의 문이 닫히니 선교의 문도 여지없이 닫히고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로 소천하신 선교사는 최소 34명(11월 10일 기준), 투병 중에 있는 선교사 가족들의 수는 파악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안타깝지만 우리 바우리 단톡 방에도 수시로 확진자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 선교지에 들어가지 못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분들의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이 번 주 바우리 본부는 이분들을 위하여 리트릿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선교역사상 이렇게 많은 희생과 절망의 순간이 있었던가?

이런 시대적 상황에 직면해 있는 우리 바우리는 세상을 향하여 무슨 희망의 메시지를 내놓아야 할까?


바우리가 비록 김제 만경평야 시골에 새둥지를 틀어 도시의 세련함은 잃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리질리언스’(resilience) ‘회복 탄성력’은 더욱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지금이 바우리가 다시 일어나 빛을 발할 때이다. 지난 35년간 역사 속에서 바우리는 뚝심 있게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내는 탁월함이 돋보이는 선교단체이다. 다들 안 된다, 죽겠다 절망의 늪에 빠져있을 때 ‘그래도 우리는 된다’라고 희망을 노래했다.

 

우리나라는 98년 국가부도로 인하여  IMF 관리체제에 들어가게 되었다. 대부분의 교단, 선교단체는 극심한 재정난으로 인하여 파송한 선교사들을 국내로 불러들이고 후원금을 삭감했다. 그러나 바우리는 역설적인 선교를 하였다. 선교사 선발과 훈련은 멈추지 않았고 바우리뿐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타 단체 선교사들까지도 후원하고 격려하였다. 그 대표적인 선교사 가운데 한 분이 바로 미국의 풀러선교대학원에서 22년 동안 교수로 사역했던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선교학자 박기호 교수이다. 박교수님은 자신이 속한 단체보다 바우리를 더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받은 바우리의 도움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산꼭대기를 향해, 해돋이를 향해, 희망을 향해 내디딘 한 걸음이 가장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더 강하단다. 폭풍이 부는 것은 너를 쓰러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은 네가 좀 더 강인해지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란다. 희망을 품을 시간이란 절망이 우리 목구멍을 움켜주고 있을 때란다. 강하다는 것은 네가 아무리 지쳐있더라도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을 의미한다.” -조셉 M. 마설의 <그래도 가라> 중에서

 

우리는 역사적 사건, 인물들을 통하여 그 시대의 문제를 관통해내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허드슨 테일러의 뒤를 이어 CIM(중국 내지 선교회)의 2대 총재가 되었던 D.E. 호스트 선교사를 통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선교의 난국을 돌파할 지혜와 전략을 얻을 수 있다. 1900년 청나라 말기 중국 산둥지방을 중심으로 반기독교, 외세 배척운동인 ‘의화단의 난’이 일어났다. 181명의 선교사와 49,000명의 중국 성도들이 순교당했다. 선교단체 중 CIM이 가장 많은 선교사를 잃었다. 58명의 선교사와 22명의 아이들이 순교당했다.


선교사의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아내를 보면서 받았을 분노와 공포심은 이루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CIM의 선교사들은 분노와 미움 대신 하나님의 동정심에 사로잡혔다.


“우리는 앉아서 우리를 위해서뿐 아니라 우리를 살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우리는 우리가 전한 복음에 강한 확신으로 가득 찼다. 우리가 두려워한 대상은 몸을 죽이고 나서도 능히 지옥에 던질 능력이 있으신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1901년 10월 11일 그 비극적인 의화단의 난이 끝나고 피해보상 문제가 거론되었다. CIM은 어떤 보상도 받지 않겠다고 결의하여 중국 정부와 외국기관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 일로 크게 감동받은 산시성의 성장(省長)은 아래와 같은 포고문을 발표하였다.

 

『CIM 선교회는 이 교회들을 자기들의 재정으로 다시 지음으로써 모든 사람이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한다는 세상의 구주이신 분의 명령을 따랐다. 그들은 상인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과다한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반대했다. 성장(省長)인 내가 보기에 기독교의 주된 일은 어디에서나 사람들이 덕을 베풀며 살도록 권면하는 것이다. 기독교 선교사들은 처음 중국에 왔을 때부터 병자에게 무료로 약을 나누어 주었다. 예수는 참고 용서하며 원수를 갚지 말라고 가르쳤다. CIM총재 호스트 씨는 이러한 가르침을 완전히 지켰다. 이러한 행동은 최상의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나는 지주, 학자, 군인 그리고 인민들에게 권한다. 호스트 선교사의 본을 꼭 마음에 새기도록, 너희 중 아비 된 자는 아들에게, 형들은 동생들에게 권면하라. 예수가 하라는 대로 참고 용서했던 그를 본받으라고 권하라.』 

 

지금이야 말로 호스트 총재의 가르침, 바우리의 대표이사이신 이동휘 목사님의 저서 “불편하게 삽시다 선교하며 삽시다”의 주제인 “주님의 지상명령을 이루기 위한 아름다운 외침”을 우리 모두 다시 붙들어야 한다. 믿음선교, 바우리 7대 정신은 우리 바우리의 기둥이다. 그러나 “믿음선교가 뭡니까?”라는 질문에 누구도 명쾌하게 논리적으로 해석해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두 분의 저서를 통해 ‘믿음선교는 사랑하며 죽는 것이다’라고 이해하고 싶다.


『자신을 죽이니 하나님을 살릴 수 있었고 자기를 부정하니 예수님이 살았고 복음은 번창해 갔다.』
-본문 <불편하게 삽시다 선교하며 삽시다> 중에서-

 

바우리가 죽고 바울선교회가 죽어야 얼어붙어가는 선교의 문이 다시 열린다고 믿는다. 두드려 맞고 갈고 갈리면 보검이 탄생한다. 벗겨지고 찢기고 찔리니 주님 부활의 영광이 나타났다.

 

바우리 네 가정이 섬기고 있는 이집트에는 콥트(COPT)라 불리는 기독교가 존재하고 있다. 콥트교회의 정신은 믿음과 순교, 그리고 초대교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주후 640년 이집트를 정복한 이슬람의 철저한 기독교 말살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인구 1억 명 중 약 천만 명의 성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콥트 교회이다. 이슬람에서는 콥트교회 성도들을 ‘자발린’(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집트 성도들은 지금까지 1400년 동안 이슬람으로부터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부모들은 순교의 각오로 믿음을 지키라고 아이가 태어나면 손목과 어깨에 십자가 문신을 그려 넣는다. 이 십자가 문신 때문에 어려서부터 사회에서 천대와 온갖 멸시를 당하며 산다. 학업과 취업을 포기하고 부모님을 따라 이슬람이 버린 쓰레기를 수거 분리하여 생계를 유지하며 산다. 악취 나는 쓰레기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죽지만 이들에게서 천국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중동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이렇게 오랫동안 믿음의 뿌리를 지켜온 기독교 교회는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믿음이 살아 있는 초대교회가 바로 콥트교회라 할 수 있다. 10년 전 이 성도들이 1400년 동안 굳게 닫혀있던 이슬람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인간 사랑의 띠”는 2011년 '아랍의 봄'이라 부르는 이집트 시민혁명이 극에 달할 때 전국에서 달려온 젊은 콥트 기독교 청년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이슬람 신자들을 광기 서린 군인과 경찰로부터 보호해준 사건이다. 당시 하루에 수 백 명씩 무장한 군인들의 총과 탱크에 자유를 갈망하는 이집트 젊은 무슬림 청년들이 죽어갔다. 연일 수많은 무슬림 시민들이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알라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광기 서린 무장 군인들은 총과 탱크를 앞세워 이들을 전부 몰살할 기세였다. 이때 전국에서 몰려온 콥틱 청년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몸으로 이슬람 신자들을 보호해 주었다. 이들은 지난 1400년 역사 속에서 기독교 성도들을 멸절시키려 핍박을 가해왔던 사람들이다. 내가 직접 목도한 인간 사랑의 띠 장면은 이집트를 넘어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며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제대로 보여준 역사적인 사건이다.

 

2018년 5월 1400년 이슬람 역사상 처음으로 이슬람 정부가 166개의 교회를 합법화시켜주고 400개 교회는 심사 중이다. 그야말로 이슬람의 머리라 부르는 이집트에서 일어나는 최근의 선교 상황은 3500년 전 일어났던 출애굽 사건에 버금가는 영적 혁명이다. 2019년 5월 복음주의 세계교회의 영적 동맹을 위한 제3회 글로벌 얼라이언스 국제 컨퍼런스가 대한민국에서 열렸다. 이 모임에는 전 세계에서 온 목회자와 선교지도자 3,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 모임에서 한 이집트 무슬림 종교지도자를 초청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앵커가 물었다.
“현재 E국내에서 50만 명의 무슬림이 기독교를 믿기 시작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무슬림 종교 지도자가 대답했다.
“50만이 아니라 150만입니다.”
무슬림 종교지도자조차 최소 150만 명의 무슬림이 기독교로 돌아섰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지금 이집트는 2천 년 기독교 선교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

 

역사는 동일하게 증언하고 있다. 부적당한 환경에서 영적 성숙이 이루어지고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복음의 문이 열린다. 예수님이 이를 증명했고 COPT, CIM, BAURI가 증언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된다”라고....

 

사랑하는 바우리여!
점점 닫히는 선교의 문을 우리 바우리가 열고 하나님의 과업을 완수합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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