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이야기  / Mission Story
[칼럼]저 넘어 교단과 협력하라2 | 송00 선교사
BY 관리자2022.11.01 10: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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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저 넘어 교단과 협력하라2

송00 선교사(동남아 M국)

 

코로나 펜데믹 이후 처음으로 아주 오랜만에 아내와 테니스를 했습니다. 포핸드, 백핸드, 로브, 발리 등 용어가 어떻든 잘 받아넘기지 못해도 많이 웃고 또 격려 하면서 운동을 하다 보니 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저희 둘은 많은 실력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서로가 기쁘게 운동할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전에 질문을 바꾸어 보겠습니다. 나와 현지 교단이 가지고 있는 차이점을 어떻게 서로 수용하고 웃으며 즐겁게 협력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공이 날아오든 받아서 상대가 치기 좋은 곳으로 보내겠다는 마음 자세로 테니스를 했기 때문이라고요.” 


앞서 언급한 “저 넘어 교단과 협력하라!”에 이어서 비욘드(beyond) 곧 내가 세워놓은 바운더리를 넘기 위한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통하여 선교지에서 제 자신과 교단과의 협력을 웃으며 즐겁게 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너의 이야기

1) 조직에서 문화적 변혁이론

문화적 변혁(cultural transformation) 이론에 따르면 변화와 배움, 리더십 행동을 통하여 사람이 바뀌고, 관리 시스템, 프로세스를 통해 작업이 변경됩니다. 이 네 개의 구조가 변경되면 문화가 바뀌게 되어 최종 가치가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이론이 비전, 핵심 가치 및 전략적 목표가 잘못 정렬되어 있음을 인식할 때 문화적 변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딘가 잘못 정렬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문화적 변혁의 시작점”이라는 포인트가 저의 마음과 생각을 대변해주고 있고 이 글의 주요 논점이 될 것입니다. 

 

2) 성경번역선교회의 문화적 변혁
제가 파송 받은 나라에 성경번역선교회(Global Bible Translators)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비슷한 문화를 가진 원주민을 세 개의 군으로 묶어 분류하였는데, 그 중 셍오이군에 속한 세마이족을 위한 성경번역을 시작할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1년 정도 지켜본 변화를 사례로 들어 보겠습니다. 


제 사역의 대상과 GBT에서 성경번역을 하고자 하는 대상이 같습니다. GBT 선교사님은 저에게 세마이어와 영어가 능통한 현지인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했었고 저는 그 요청에 응했습니다. 저는 “다문화, 다언어, 다종족이 살아가는 이 나라는 국어와 공용어도 있고, 성경도 이 나라 국어로 번역된 것을 세마이족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새롭게 종족어로 번역할 필요가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GBT의 핵심 가치는 “공동체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인 모어를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그들의 언어로 번역 작업이 필요하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복음서를 선두로 책이 한 권씩 번역, 인쇄되어 현지 사역자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지 사역자의 집 책꽂이에도 부분적으로 번역된 세마이어 성경이 꽂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보관만 할 뿐 사용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성경 전체가 번역된 이후 GBT의 새로운 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현지 교단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GBT에서 목회자들에게 세마이어 성경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잠시 함께 들었습니다. 이후에 세마이족이 많이 다니는 현지 초등학교에서도 교장의 배려로 세마이어를 교육하고 있고, 저에게 세마이어 그림 사전을 30권이나 활용하고 나누어 주라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 9월 세마이어 사전 앱 출시, 2022년 1월 세마이어를 소개하는 앱 출시, 2022년 8월 세마이어 성경 앱을 출시했습니다. 


GBT가 번역에만 치중하던 과거와는 달리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가르치고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문화적 변혁을 이루어 냈습니다. GBT는 스스로 어딘가 잘못 정렬되어 있음을 인식했고, 올바른 정렬을 위해 변화를 시도한 결과였다고 믿습니다. 


2. 나의 이야기

저와 교단이 협력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재정적인 영역과 언어 영역이었습니다. 


1) 재정적 영역
재정적 영역에 있어 교단과 협력할 때 “예” 또는 “아니요” 와 함께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한계”를 분명하게 결정해야 했습니다. 물질은 종으로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선교사는 물질로 현지 사역자들을 동원시키기보다 물질을 거절할 수 있는 사역자로 재정렬 시켜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자신도 퍼주기식 방법으로 급성장시키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탈피해야 올바른 사역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식의 변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교단과 협력하면서 호스텔을 지을 때, 화장실을 지을 때, 에어컨 설치, 교회 건축 및 보수 공사, 신학교 운영재정 등 많은 요청이 계속되었지만 분명한 의사 표현과 한계 설정 등을 통해 협력 관계를 더 상호 간에 지혜롭게 감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언어 영역
전문가 수준의 언어적 재능이 있을 때 사역의 방향을 세우거나 현지 교단과의 협력은 많은 강점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언어가 탁월하지 못하면 교단과의 협력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언어는 제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이기에 말하고 싶은 것을 다 표현해내는 데 부딪히는 한계를 늘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늘 겸손히 묻고 배워야 했습니다. 위로가 되는 것은 언어는 선교사뿐만 아니라 다언어, 다민족, 다문화가 있는 저의 파송 국가에서는 현지 목회자들도 어려워하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교단장임에도 다른 언어권의 종족을 대할 때면 통역을 세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영어는 능통하지만 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교단과의 협력에 있어 언어의 장벽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언어 훈련 기간 동안 성실하게 어학원이나 현지인과 동역자들로부터 성경 언어와 예배와 문화를 몸으로 경험하며 배웁니다. 설교도 현지 목사님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습니다. 이런 과정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데 중요한 노력이었다고 믿습니다. 선교사는 현지 사역자로부터 성경 언어와 예배와 문화를 배우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 더 소통하고, 좀 더 겸손히 현지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잘못된 정렬을 올바른 정렬로 바꾸기 위한 한 시도라고 믿습니다.


3. 우리 이야기

2022. 9. 6~7일까지 동남아권역 바우리 가정에게 교단과의 협력에 관한 설문을 실행하였습니다. 응답한 가정이 50% 정도이기 때문에 동남아권역 전체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공감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설문을 토대로 우리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 설문지 응답 분석
설문지의 핵심은 얼마나 깊이 교단과 협력하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통을 위한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교단이 설립된 국가에서 선교사의 역할은 조력자와 동반자로서 함께 걸어가며 현지교회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첫째, 응답자 중 1~3가지(90.9%) 사역에 집중해서 사역을 하는 것으로 보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현지 교단과 협력하고 싶은데 현재 나에게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하는 질문에 50%는 물질이 없어서라고 응답한 점에서 재정의 제한성으로 다양한 사역의 시도에 어려움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현지 목회자들과 72.7%가 협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력하겠다는 응답은 장래의 선교전략의 긍정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현지 교단으로부터 통제받고 싶지 않다, 현지 교단과의 협력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교단과 연결할 방법을 모른다(27.3%)는 응답자에게 사역의 경계를 더 넘어선(비욘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셋째, 현지 교단에서 주관하는 회의 및 토론에 참여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라는 질문에 36.4%가 연 1-2회 참석한다, 18.2%는 연 3회 이상 참석한다고 응답했습니다. 45.5%는 회의에 참석하지 못 해봤다고 응답했습니다. 18.2%가 현지 교단과 사역하는 협력자이며, 36.4%는 교단보다는 개교회와 협력하는 상태 그리고 45.5%는 언어연수를 포함한 개인 사역에 더 집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바우리 정책은 어떠한 안내를 하고 있는지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2) 바우리 정책
1986년 3월 세계선교를 위해 바우리가 창립된 이래 2022년 현재 36년이라는 세월을 달려오면서 바우리 가치를 높이고, 시대를 앞서가며 세계선교를 이루고자 조직 구조변화와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해 힘써왔던 모습이 바우리 정책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정책집의 조항들이 늘어나는 것만 보아도 그 노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바우리 정책에서 교단과의 협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울선교회의 기본 선교전략(정책 9-1)에 관해서 6가지로 규정합니다. 제자훈련 선교전략, 협력 선교전략, 지도자 개발전략, 선교사 파송 선교전략, 지구촌 복음화 전략, 선교 개발 전략입니다. 이중에서 협력 선교전략(정책 9-1-2)은 “효과적인 선교사역은 협력의 장을 펼치는 것이다. 선교사와 선교사, 선교사와 현지인, 더 나가 국제적인 단체와 협력의 관계를 꾸준하게 추구해 나아간다.” 여기서 선교사와 현지인은 언급되지만 선교사와 교단과의 협력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좀 더 세분화된 사역의 종류 중 교회 개척 전략(정책 9-2-4-2)에 “- 선교지에 복음적인 건전한 교단이 있는 한 바울선교회 이름으로 교회를 개척하지 않으며 교단을 만들지 않는다. - 선교사들은 교회를 설립하기 전에 건전한 교회나 교단과 협력하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IMD는 그 교단과 사역 협정(Working Agreement)을 맺는다”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교단이 세워진 국가에서는 교단과의 협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6가지 기본 선교전략에서 협력 선교전략을 제외한 나머지 5가지 선교전략이 교단과의 협력과 별개라고 생각한다면 앞서 언급된 45.5%는 개인 사역에 더 치중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36.4%가 더 힘을 다해 교단과 협력 사역이 일어날 것이며, 45.5%에서는 장벽을 넘어서는 비욘드가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나가는 말 

미국에서 발행되는 권위 있는 국제선교학술지 IBMR이 2022년 1월호에서 기독교는 매년 1.18%씩 성장하는데, 이는 무신론(0.22%)의 성장보다 빠르지만, 이슬람(1.92%), 힌두교(1.28%), 시크교(1.71%)보다 느리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딘가 잘못 정렬되어 있음을 인식할 때 문화적 변혁의 시작점”이라고 언급했듯이 기독교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성장율을 높이기 위해 협력 선교전략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바우리는 정책적으로 교단이 세워진 국가에서는 교단과의 협력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단체입니다. 비록 상대편의 공이 예측 못할 방향으로 날아와도 결국은 중심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포커스를 맞추도록 협력하는 사랑의 다리 역할이 선교지에서 선교사와 교단과의 협력을 웃으며 즐겁게 할 수 있는 비결이라 믿습니다. “예” 또는 “아니요” 와 함께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한계”를 분명하게 결정하는 것 그리고 현지 목회자들을 파트너로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현지 교단과의 협력 사역은 현지 사역자들을 수용하고 함께 배워 나가기 위해 그들과 소통하고, 좀 더 겸손히 그들에게 다가가는 헌신이 있어야 이루어질 것입니다. 

 

시편 132:17-18절 “내가 거기서 다윗에게 뿔이 나게 할 것이라 내가 내 기름부음 받은 자를 위하여 등을 준비하였도다. 내가 그의 원수에게는 수치(뽀쉐트-with shame)를 옷 입히고 그에게는 왕관이 빛나게 하리라 하셨도다.” 우리는 내가 세워놓은 바운더리를 넘고, 내가 사역하는 영역 저 너머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시해 주신 이 말씀이 우리의 눈에 그려져야 합니다. 역전의 날이 우리의 눈에 그려져야 합니다. 우리의 원수 사탄마귀가 영원한 수치를 당하고, 영원한 승리의 왕관을 쓰신 예수님이 그려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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