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Study(자율학습)에서 대학 입학까지
1. 2010년 9월 9일 O국에 첫 발을 딛자마자 남편의 오른쪽 눈 망막이 찢어졌고, 망막박리로 2주 후 실명 위기 속에 두차례 수술과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런 상황 속에 비자의 문이 열린거 같아 가보면 늘 막다른 골목이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이 아닌 것을 깨닫고 비자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비자를 포기한다는 것은 아이들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고, 이곳 생활의 모든 기반을 포기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하나님이 나의 마음 속에 한 음성을 주셨다. "이제 하늘에서 내려주는 이 동화줄만 붙잡아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놀랍게도 2010년 9월에 우리 동네에 국제 학교가 처음 문을 열게 된 것을 알게 되었고, 교장 선생님의 배려로 청강생으로라도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2. 초등학교를 입학하여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잘 적응해 가는 듯했지만, 아랍 아이들이 90% 이상인 학교에서 아이들은 이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따돌림과 폭력을 당하기도 하면서 "엄마, 나는 왜 무슬림이 아니에요?"라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우리는 홈스쿨링을 결정하게 되었지만, 홈스쿨(사실, 등록된 홈스쿨 교재도 아니였기 때문에 셀프스터디-자율학습"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다.)을 하면서 점점 더 고립되어 갔고 아이들 교육에 대한 불안함으로 새벽마다 일어나 주님 앞에서 울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주님이 찾아오셔서 약속의 말씀을 주셨다. "내가 이집트의 문화 가운데 모세를 세웠고, 바벨론의 문화 가운데 다니엘을 세웠고, 이슬람의 문화 가운데 이 아이들을 세우리라" 이 야속의 말씀처럼, 아이들을 위해 한국에서 매년 교사 선생님들을 보내주셨고 덕분에 이 아이들은 외롭지만 행복한 생활을 잘 적응해 나갔다.
3. 안식년을 가게 되면서, 아이들이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에서 아들 유민이는 중3과 딸 혜민이는 중2를 보내게 되었다. 안식년이 끝난 후 유민이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보내고 싶어해서 남겨둔채 O국ㅇ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해 딸 혜민이도 오빠가 있는 대안학교로 갔다. 그런데 코로나가 오며넛 아이들은 기숙사에 있지 못하고 캐리어를 끌고 매주 이리 저리 방황하며 돌아다니며 영적으로 육적으로 너무 지친 상태가 되었다. O국을 떠날 때 다시 안돌아오고 싶다던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4. 코시국이었지만, 다시 합체한 우리 가족은 O국 전국을 돌며 기도하고 땅밟기를 했고 매일 함께 예배의 제단을 쌓으며 하나님께서 아이들의 지친 영육혼을 회복시켜 주셨다. 온 가족이 코로나(델타)에 걸려 타이레놀 한 알을 의지하며 열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시간이 그저 감사하였다. "엄마, O국이 이렇게 좋은 곳인지 이제 알았어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좋은 곳에서 자랄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정말 놀라운 고백을 하게 하셨다. 이미 초, 중 과정을 검정고시로 패스한 아이들이 고등 과정 시험을 위해 한국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잘 마칠 수 있게 하셨다. 지금까지 한번도 입학식과 졸업식을 해본 적 없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표 학사모를 만들고 꽃다발을 준비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기적과 같이 12년동안 교육시켜주신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눈물과 감사로 남의 학교 운동장에서 우리 가족만의 졸업식을 올려드렸다..
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 28:25). O국을 떠날 때, 혜민이는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신다는 말씀을 받았다. 새벽마다 아이들과 기도하며 카타르에 있는 대학을 지원했다. 그러나 정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도 졸업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대학교에서 원하는 서류를 단 한장도 제출할 수 없었다. 사실 성적표도 없고, 추천서를 써줄 선생님도 없었기 때문에 막막하기만 했다. 우리 가족은 모든 서류 한장 한장을 준비하기 위해 힘써 기도하고 힘써 준비했다. 추천서를 써줄 선생님이 생각나도록 기도했고, 미국에서 독일에서 필리핀에서 카타르에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선생님을 통해 추천서를 받았고, 눈물의 추천서를 제출할 수 있게 하셨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유민이 혜민이를 Northwestern University in Qatar에 합격이라는 기적같은 일을 허락하셨다. 검정고시와 홈스쿨도 아닌 셀프 스터디를 통해 합격한 케이스는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간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합격한 날, 유민이의 SNS에 "Go back Middle East"가 올라왔다. 중동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던 아이들을 회복시키시고 자원함으로 기쁨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였다.
6. 이제 대학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큰 산을 만났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 카타르 대학에서 대출과 장학금을 통해 공부할 수 있었던 길이 막히게 되었다. 아이들 각각 50%의 대출은 받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 50%의 학비는 개인이 감당해야만 한다. 골리앗처럼 커보이는 등록금을 보면서 금새 사르밧 과부와 같은 마음이 되버렸다. 기근으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아들을 엘리야가 살려주었는데, 결국 과부의 아들은 병들어 죽게 된다. 죽은 아들을 보면서 왜 살리셨냐고 원망하는 것처럼, "어차피 들어가지 못할 대학이라면 왜 합격시켜 주셨냐"고 반문한다. 아이들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은 마음의 평화를 깨뜨린다. 평화가 깨지고 나니 하나님에 대한 불신과 원망은 하나님과의 관계까지 깨뜨린다. 다시 정신 차리고 보니 이것이 사단의 전략이었다. 대학에 들어가느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와 아이들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 선하신 길임을 신뢰하느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기도제목
- 지금까지 인도해주신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며 어떻게 결정되더라도 유민이와 혜민이가 낙심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도록
- 사단이 밀까부르듯 우리의 마음에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마음의 평안을 깨뜨리려는 악한 궤계를 파하여 주시고 마음을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약속을 이루어 주시도록
- 필요한 재정을 채워주시고 믿음의 공동체를 만날 수 있는 영적인 축복, 만남의 축복을 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