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서신)
주님의 이름으로 소식드립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것 같아 송구한 마음입니다.
지난달 18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날밤부터 시작된, 멍멍하고 심한 왼쪽 흉부통증으로 비행기를 탈수 없을 정도여서, 나이로비병원에서 심초음파와 심부하운동검사를 받았습니다. 심장은 정상이지만, 실신의 원인이 비행기여행후에 생긴 혈전 가능성일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흉부통증이 가라앉아서 그다음날 비행기를 탈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5월 25일 전주 예수병원에서 경동맥 초음파검사와 심장검사를 통해, 심장과 뇌에는 이상이 없는,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의료선교센터’를 통해, 심장혈관병원 부정맥클리닉의 김성순선생님께 진료를 받고, 원인불명의 실신환자에게 체내 자율신경계를 자극하여 심장 신경성 실신을 진단하고, 그 치료로 사용되는 약물의 효과를 판정하는데 매우 유용한 검사인, ‘기립경사 검사’(head-up tilt test)을 두차례 실시한후, 예방약을 처방받았습니다. 몸을 벽에 70도정도 비스듬이 기대어 서있는 상태(실신을 유발하는 상태)로 T.V를 30분정도 시청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뇌로 가는 피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갑작스럽게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실신의 원인에는, 첫째가 스트레스나 충격, 피로한 상태에서 잘 발생하는 일시적인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에 의해 실신하는 ‘미주신경성 실신’, 둘째가 부정맥이나 심장판막증, 심근경색증, 선천성 심장병으로 유발되는 ‘심장질환 실신‘, 셋째가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에 의한 ’뇌질환 실신’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선교지에서 실신하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 흉부통증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을때는, 너무 절망이 되고 혼자서 많이 놀랬습니다. 지금까지 여러상황과 환경속에서 저를 눈동자처럼 지켜주신 그 방패되신 주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지 못하고, 건강문제로 더 이상 선교사역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떨었던, 제자신의 연약함을 보게 하십니다.
실신할 때 상황과 비슷한 환경일 때, 실신할 것 같은 두려움에 심호흡을 하고, 그래서 과호흡증후군으로 실신할 수 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실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다시 몸과 심령을 추슬러서 주님의 일을 할수 있을 때, 주님께서 소말리영혼들을 섬길수 있는 기회를 주실 때, 순종과 감사와 기쁨으로 이 사명감당하기를 원하는 다짐으로 나아갑니다. 6월 22일에 다시 돌아가면, 사역의 방향이 많이 바뀌게 될 것 같습니다.
‘레위 사람은 이스라엘의 온 땅 어느 성읍에 살든지, 그에게 간절한 소원이 있어서 살던 곳을 떠난다 하더라도, 그가 주께서 택하신 곳에 이르면, 하나님 앞에 서서 섬기는 다른 모든 레위 사람 형제와 다름없이, 주 하나님의 이름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신명기 18;6-7)
제가 안식년을 다녀오면, 몇가정이 한팀이 되어서 소말*촌인 가*사에 들어가게 될 것을 기대했던 것이 결국 다시 혼자서 소말* 무슬림들이 사는, 영적전쟁이 치열한 가*사지역에 들어가서 주택난이 심한 그곳에 집을 구해야하고, 사역을 새롭게 구상해야하는 것들이 제게는 스트레스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난 14-5년간 오직 내 사역지는 ‘가*사’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에, 제 혼자라도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5월 초에 안식년을 마치고 사역지에 도착해서 받은 말씀이, 신명기 18장입니다. 사역지가 옮겨지는 것에 대한 인도 하심으로 기도하는중에, 며칠후에 SIM 케냐내의 소말*팀장과의 면담때, 싱글혼자서 소말*촌인 가*사로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면서, 소말*의료사역에 관심이 있는 다른 홀란드, 독일간호선교사들과 팀을 이루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의논하기로 했습니다.
선교전략면에서도 케냐내의 ‘키자베 AIC 선교병원’을 거점으로, 소말*사람들의 의료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일들, 즉, 다답소말* 난민촌에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수술 대상들을 스크린 하는 일들과 소말*촌인 가*사와 그나마 안정적인 정부가 있는 소말*북부쪽인 ‘소말리랜드’지역의 의료적인 요구들을 들어주는 일을 통해 그들과 접촉점을 찾아나가는 일에 대해, 키자베선교병원에서 소말*환자들을 대상으로 병원원목으로 일하는 소말*팀장부부의 극히 현실적인 조언들을 나누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번 실신을 통해, 제가 그동안 고집하던 사역지역과 사역방향들을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가*사가 아니더라도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에서 주님의 방법으로 섬기는 것에 대한 인도하심을, 신명기 말씀과 육신의 연약함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심을 봅니다.
지난 3년반동안은 제짐들을 콘테이너에 넣어두고, 이곳저곳을 소말* 난민들처럼, 나그네생활을 했던 것을 청산하고 며칠만에, 몇주만에 짐을 챙겨 떠돌아 다니지 않고, 안정된 생활속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거할 처소와 앞으로의 사역방향들과 신실하고 헌신된 동역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정밀한 검사들과 확실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과 모든 분들게, 기도로 함께 해주신 분들께도 다시 한번 주님의 이름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 모든 축복들과 은혜들이 모든 분들께 차고 넘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0년 6월 10일
김00 선교사 드림.